- 화원자연휴양림 2주차장 회귀
- 산행 초반 마사 넓게 깔린 솔숲길
- 비슬산·팔공산 등 트인 조망 상쾌
- 산 이름 유래된 용문사·폭포 볼만
- 인근 마비정벽화마을도 둘러보길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대구를 조망하는 전망대 중 하나로 꼽는 달성군 화원읍 본리리의 용문산(龍門山·602ｍ)을 소개한다.

국토지리정보원에서 발행한 지도를 놓고 대구를 보면 꼭 고구마를 닮은 편평한 분지를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신라 시대에는 대구를 ‘크고 넓은 벌판’을 뜻하는 ‘달구벌(達句伐)’이라 했던 모양이다. 대구 북쪽은 가산(901.8ｍ)에서 팔공산 비로봉(1192.3ｍ)~관봉(갓바위·853ｍ)의 팔공산맥이, 남쪽은 두 산줄기가 서로 겹치며 물 샐 틈 없이 틀어막았는데 그 하나가 낙동정맥의 사룡산(685.5ｍ)에서 서쪽으로 분기한 비슬지맥이며 다른 하나는 그 반대로 비슬산 천왕봉(1083.4ｍ)에서 북동쪽으로 뻗어 나간 청룡지맥이다.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용문산 정상은 기암괴석이 꽃잎을 펼친 모양을 했다. 취재팀이 남서쪽 전망 바위에서 조망을 즐기고 있다. 왼쪽 붕긋한 봉우리는 가야 할 닭지봉이며 그 오른쪽 뒤로 머리를 빼꼼히 내민 산은 비슬산이다.

■대구 전망대 용문산

비슬지맥은 구룡산(674.8ｍ)~선의산(757.1ｍ)~용각산(696.8ｍ)을 거쳐 비슬산으로 이어진다면, 청룡지맥은 닭지만당(687ｍ)~청룡산(793.6ｍ)~앞산(658.7ｍ)을 일으켜 세워 대구 시내를 관망하는 전망대 능선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지네발처럼 여러 가지 능선이 갈라졌다. 용문산도 닭지만당에서 대구 시내를 향해 뻗은 능선에 솟은 바위 봉우리이다. 조망은 거침이 없었다.

비슬산 가야산(1432.6ｍ) 금오산(976.5ｍ) 팔공산이 시원스레 눈에 들어왔다. 이와 함께, 빼곡하게 들어선 고층 아파트와 성서공단도 잘 보였다. 금호강이 낙동강에 합류하는 곳으로, 1900년께 낙동강 뱃길을 따라 우리나라에 피아노가 처음 들어왔다는 사문진나루터가 있는 화원유원지도 눈에 들어왔다.

‘용문산’이라는 이름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한다. 이곳은 용에 관한 지명이 많다. 산 서쪽 용연사는 천년 고찰에다 부처님 진신 사리를 모신 금강계단 있고, 동쪽에는 청룡산과 황룡산(673ｍ)에다 화원자연휴양림 안쪽에는 용문사가 있고 용이 등천했다는 용문까지 있다. 용문산이라는 이름은 용문과 용문사에서 따왔다고 한다.

화원자연휴양림.

용문산 들머리인 화원자연휴양림은 2010년 7월 문을 열었으며 면적은 0.72㎢이다. 대구 시내와 30분 떨어져 접근성이 좋은 데다 숙박시설인 산림문화휴양관이 있고, 숲속의 집, 주차장, 족구장, 야외공연장, 유아 숲 체험장을 갖추었다. 용문 계곡도 좋고, 산림욕장을 떠올릴 만큼 숲이 울창해 시민과 등산객이 많이 찾는다. 승용차를 이용했다면 전통한옥마을로, 대구시 민속 문화재 3호에 지정된 본리 남평 문씨 세거지와 7080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마비정 벽화마을이 주위에 있어 찾아보면 좋다.

대구 용문산~닭지봉 산행 경로는 다음과 같다. 화원자연휴양림 2주차장~숲속의 집~등산로 입구~육각정자·1전망대 갈림길~육각정자~2전망대~3전망대~휴양림 입구 주차장·능선 갈림길(비슬산) 삼거리~전망대~용문산 정상~비슬산 능선·화원휴양림 갈림길~용문 삼거리~‘ㅏ’자 갈림길~닭지봉~기존 산길 합류~닭지만당 아래 사거리~골재~부부송~휴양림·비슬산 능선 갈림길~용문계곡·용문사 갈림길~용문폭포~용문사~화원자연휴양림 2주차장으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다. 산행 거리는 약 7㎞, 3시간30분 안팎 걸린다.

용문사 전경.

화원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 뒤편에 있는 2주차장를 나와 왼쪽으로 꺾는다. 할미꽃 솔나리 등 정겨운 야생화 이름이 붙은 숲속의 집을 지나면 이내 오른쪽에 등산로(기내미재 1.8㎞)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다. 직진하는 작은 콘크리트 다리를 건너면 용문사 방향인데 취재팀의 하산길이다. 계곡을 왼쪽에 끼고 돌계단을 올라가면 갈림길이다. 등산로 팻말이 가리키는 오른쪽으로 틀어 능선을 오른다. 1전망대에서 오는 길과 만나 200ｍ 떨어진 육각정자로 직진한다.

입구에서 10분이면 휴양림 관리사무소에서 유아 숲 체험장을 거쳐 오는 길과 만나는데, 왼쪽에 정자가 있다. 이번 산행에서 가장 가파른 길을 올라왔으나 정자는 조망이 없다. 잠시 숨 돌리고 용문산 정상(1.45㎞)으로 향한다. 솔숲에 마사가 넓게 깔린 길이 완만하게 이어져 기분까지 상쾌해진다. 5, 6분이면 덱 전망대에 닿는다. 북쪽 달성군과 달서구 방향으로 조망이 열린다.

화원읍과 성서공단 등 대구시가지 뒤로 날씨가 흐려 희미하지만, 왼쪽에 불룩한 구미 금오산, 오른쪽에 칠곡 유학산, 팔공산으로 이어지는 가산이 가늠된다. 오른쪽 건너편에는 삼필봉과 능선을 이은 황룡산이 봉긋하고, 그 뒤 능선은 앞산과 청룡산이다.

산행 날머리에 있는 용이 등천했다는 용문과 용문폭포.

■골재에서 운치 있는 옛 길 하산

솔숲에서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마시며 쉬엄쉬엄 가면 3전망대가 기다린다. 조망은 앞선 전망대와 비슷하다. 잇따라 놓인 평상을 거쳐 오른쪽 휴양림입구주차장·4전망대에서 오는 길과 만나 왼쪽 ‘능선 갈림길(비슬산)’로 꺾어 3전망대에서 약 30분이면 바위 전망대에 도착한다. 정면 청룡산·황룡산 뒤에는 달성군 가창면의 주암산과 최정산이 있으며, 팔공산이 펼쳐지는 전망대 한 곳을 더 거쳐 10분 남짓이면 용문산 정상에 올라선다. 기암괴석이 꽃잎을 활짝 펼친 꽃 봉우리를 연상시킨다.

그 한쪽에 정상석이 있다. 북쪽 기다란 바위에서 보면 왼쪽에 오도산, 가운데 가야산, 오른쪽에 금오산, 그 앞으로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화원유원지와 사문진나루터가 펼쳐진다, 남쪽 정면에는 가야 할 닭지봉과 닭지만당이 보이며, 오른쪽에 비슬상 정상이 빼꼼 머리를 내밀었다. 정상석 오른쪽으로 간다. 지리산 칼바위를 닮은 뾰쪽한 바위를 돌아가면 휴양림 갈림길이다. 취재팀은 비슬산 능선(1.4㎞)으로 직진한다. 화원자연휴양림으로 곧장 하산하려면 왼쪽으로 내려간다.국가지점번호 팻말이 꽂힌 큰 바위를 오른쪽으로 돌아서 올라 전망대에 선 뒤, 집채만 한 바위를 빠져나간다. 정상에서 약 15분이면 용문 삼거리에 닿는다. 비슬산(6.5㎞)·약수터(1.23㎞) 방향으로 직진한다. 오른쪽은 지내미재에서 오는 길이다. 닭지봉 아래 ‘ㅏ’자 갈림길에서 왼쪽은 봉우리를 우회하는 길이며, 취재팀은 오른쪽 통나무 계단을 올라 용문 삼거리에서 7, 8분이면 닭지봉 정상에 선다. ‘천지개벽 때 봉우리에 닭 한 마리 앉을 자리만 남기고 모두 물에 잠겼다‘ 는 이야기가 있다.

정상은 좁은 데다 조망도 없어 그대로 직진해 다시 우회 길에 합류한다. 비슬산 전망대를 지나 평탄한 산길이 한동안 이어진다. 약 25분이면 벤치 2개가 놓인 사거리에 이정표가 섰다. 오른쪽 비슬산·약수터 가는 길만 방향 표시가 되어 있다. 취재팀은 아무 표시가 없는 왼쪽 길로 닭지만당 산비탈을 돌아간다. 직진 방향은 앞산∼비슬산 종주길인 닭지만당 정상에 선다. 여기서도 왼쪽으로 내려가면 된다.

닭지만당에서 내려오는 능선 길과 만나 청룡산(5.5㎞) 표지목을 지나 15분이면 사거리 안부인 골재에 떨어진다. 전에 없던 임도가 생겼는데 비슬산 산악자전거길이 고개 마루까지 올라와 있다. 왼쪽 용문사(1.5㎞)로 꺾는다. 직진 능선은 대구 둘레길로 청룡산·앞산 중주길이다. 침목계단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산비탈을 돌아 계곡에 내려선 뒤 산길은 완만하게 이어진다. 15분쯤 더 갔더니, 아름드리 소나무 두 그루가 하늘을 향해 나란히 선 모습이 백년해로하는 다정한 부부 모습으로 보여 취재팀은 ‘부부송’이라 이름 붙였다.

계곡을 건너갔다 다시 건너오면 비슬산 능선에서 하산하는 삼거리에 이정표가 서 있다. 휴양림은 오른쪽으로 간다. 5분이면 다시 계곡을 건너 용문계곡과 용문사 갈림길과 만난다. 왼쪽 용문계곡으로 내려간다. 계곡 암반을 타고 좁은 협곡인 용문을 빠져나가 폭포 아래 도착하면 산행은 끝난다. 오른쪽 암벽에 새겨진 용문(龍門) 글자가 선명하다. 어린이를 동반했거나 여름 장마철에는 계곡 대신 안전한 용문사 방향 산길을 이용한다. 용문사에 들렀다가 차도를 따라 화원자연휴양림에서 마친다.


◆교통편

- 환승편 시간맞추기 어려워, 화원휴양림까지 자차 편리

대중교통은 여러 번 환승해야 해, 승용차 이용이 낫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대구도시철도 대곡역에서 ‘달성 2번’ 마비정행 버스 시간을 잘 맞춰야 하는 어려움이 크다. 승용차로 갈 때는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화원휴양림길 126 ‘화원자연휴양림 주차장2’를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하고 간다. 휴양림 관리사무소를 오른쪽으로 돌아서 가면 방문객 주차장(야외공연장)이 나온다. 주차 무료.

7080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마비정 벽화마을.

대중교통으로 갈 경우, 부산역에서 동대구역으로 간다. 부산역에서 오전 5시9분부터 무궁화 KTX 등이 수시로 다닌다. 무궁화는 약 1시간30분, KTX는 45분~53분 걸린다. 열차가 서는 동대구역을 나가 도시철도 1호선 동대구역에서 설화명곡역 방향을 탄 뒤 대곡역에서 내린다. 1번 출구로 나가면 대곡역(1번출구) 버스정류장이다. 정류장에서 달성 2번 마비정행 버스는 오전 7시57분 9시47분 11시37분에 있다. 마비정 삼거리 1 정류장에서 하차한다. 정류장에서 산행 들머리인 화원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 뒤편 주차장까지는 걸어서 25분쯤 걸린다.

산행 뒤 마비정 벽화마을에서 오후 3시55분 5시45분 7시40분 9시40분에 출발하는 달성 2번 버스가 오전에 내렸던 1정류장 건너편 정류장에 이내 도착한다. 대곡역(2번 출구)정류장에서 내려 도시철도를 타고 동대구역으로 간다. 경부선 동대구역에서 부산행 열차는 밤 11시55분까지 수시로 다닌다.

문의=문화라이프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