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야권과 일각에서 제기하는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평양 올림픽’ 논란에 발끈했다.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은 23일 브리핑에서 “‘평양 올림픽’이라고 딱지를 붙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북한 선수단이 참가했고,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경기를 참관했지만 그 누구도 ‘평양아시안게임’으로 부르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박 대변인은 평창동계올림픽이 세 차례의 도전 끝에 유치하는 데 성공했고, 북한의 올림픽 참가가 한반도와 동북아, 나아가 세계 평화를 앞당길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2010년과 2011년 여야가 합의 처리한 평창올림픽 유치 결의안과 평창올림픽특별법의 주요 내용을 언급하며 “우리는 그때 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동계올림픽의 개최국으로서 손님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모두가 즐겁게 즐기도록 준비하자”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국민의 힘을 모아줄 것을 호소한 데 이어 박 대변인이 이날 ‘평양 올림픽’이라는 야권의 공격에 대해 반박하고 나선 것은 야권의 공세를 차단하면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 문제로 이탈하기 시작한 지지층을 끌어모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전날 국민에게 직접 호소한 데 이어 설득력이 떨어지는 원론적인 수준에 그치는 입장을 낸 게 야권에는 또 다른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유한국당은 즉각 “왜 평양올림픽이란 논란에 휩싸였는지 냉정하게 반성부터 해라”며 반격하고 나섰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에서 “평양올림픽으로 변질된 평창동계올림픽을 바라보는 국민의 분노에 대한 사죄는 없다. 온통 남북 단일팀에 대한 합리화와 북한의 참가가 세계평화를 앞당길 것이라는 선전만 넘쳐난다”고 주장했다.

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