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태화강 변에서 겨울 철새 떼까마귀 배설물을 맞으면 상품권을 받는 ‘운수대똥’ 행사가 취소됐다.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우려가 있는 데다 지난 2월 개최한 시범행사도 시민 호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울산 명물인 떼까마귀가 군무를 펼치는 모습. 울산시 제공

울산시는 올겨울 ‘운수대똥’ 행사를 개최하지 않는다고 13일 밝혔다. 이 행사는 참가자들이 비옷을 입고 떼까마귀 군무를 감상하다 분변을 맞으면 5만 원 쿠폰을 받는 행사다. 쿠폰은 울산 중구 삼호동·태화동 상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떼까마귀 사진을 SNS에 올리면 선착순 100명에게 2만 원 쿠폰을 지급했다.시가 당시 체류형 관광 활성화 목적으로 이런 독특한 기획을 했다. 까마귀는 주로 밤늦은 시간대나 이른 아침 시간대에 활동하기 때문에 이벤트에 참가하려면 울산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시는 지난 2월 21일부터 3월 6일까지 시범 행사를 개최했으나, 기대와는 달리 이벤트에 참가하는 관광객이 적었고 시민 반응도 부정적이었다. 올해는 지역에서 고병원성 AI까지 발생하자 시는 결국 이벤트를 취소했다. 태화동에 사는 한 시민은 “처음부터 잘 이해되지 않는 행사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올해처럼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한 상태에서 이벤트를 하면 확산을 부채질할 수 있고, 분변이 피부에 닿았을 때 피부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AI 발생과 시민 의견을 반영해 취소했다. 까마귀를 통해 생태도시 울산을 알릴 다른 방안을 연구해 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