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선포 사태 이후 두 번째 탄핵표결을 하루 앞두고 부산지역 원로를 비롯한 시민사회와 대학 등 곳곳에서 탄핵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친다.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 당시 퇴장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대상으로 규탄 집회도 이어지는 가운데, 서면에서도 대규모가 집회 연일 열리는 등 부산 전역에 탄핵 여론이 들끓는다.

13일 오전 부산 수영구 국민의힘 부산시당 앞에서 부산지역 원로 사회지도층들이 모여 비상계엄 사태 및 탄핵 정국과 관련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석열정권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부산비상행동’ 제공

‘윤석열정권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부산비상행동’은 13일 오전 11시 수영구 국민의힘 부산시당 앞에서 ‘부산지역 원로 사회지도층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을 상대로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 탄핵을 촉구했다. 이날 입장발표는 이태일 전 동아대 총장·이병수 전 고신대 총장·박재운 전 신라대 부총장 등의 제안으로 진행됐다. 기자회견문에는 문정수 전 부산시장·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이행봉 이사장·원오사 정관 스님 등이 30여 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대한민국이 백척간두의 위기에 섰다. 위헌적인 친위쿠데타를 일으킨 대통령 때문에 국민은 공포와 불안 속에 나날을 보내며 대통령 탄핵을 통한 내란의 신속한 종결을 요구한다”며 “하지만 지난 7일 국민의힘 의원들은 투표장을 슬금슬금 빠져나가 버려 탄핵이 불성립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산은 역사적으로 1960년 4월혁명, 1979년 부마민주항쟁, 1987년 6월항쟁, 2016년 촛불항쟁에 이르기까지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분연히 일어서서 대한민국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어온 저력 있는 고장이다”며 “이에 우리 부산의 각계각층 원로들은 ‘국민의 힘’ 소속 17명 국회의원 여러분에게 국회의원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민주 성지 부산의 의원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행동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같은 시각 영도구 고신대학교 영도캠퍼스에서도 고신대 의과대학 학생회 송제민 비상대책위원장이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윤 대통령은 계엄포고령에서 전공의 등 파업 중인 의료인이 복귀하지 않을 경우 ‘처단’한다고 규정했다”며 “전공의 생명을 협박 수단으로 삼아 붕괴하는 의료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려 한 그는 내란의 수괴로서 즉각 자리에서 내려오고 엄중히 단죄돼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오후 동서대 부산가톨릭대 경성대 학생들 역시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어 탄핵을 촉구했다. 동의대 교직원 등 구성원 490명도 시국선언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의 퇴진과 체포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날 더불어민주당과 진보당 등 정당 지역위원회도 국민의힘 부산 국회의원 사무실 앞 11곳에서 탄핵표결 불참 규탄 집회를 연다. 특히 김희정(연제) 의원 사무실 앞에서는 의원 17명 얼굴이 들어간 대형 현수막을 찢는 등 탄핵 표결 참여를 촉구한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국회의원 사무실 앞 3곳에서 집회를 개최했다. 부산 시민사회도 이날 오후 7시 부산진구 서면 일대에서 탄핵 표결 참여 등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