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자 모집 역할 지인엔 무죄

부산 기장군 정관읍 ‘조은D&C 분양 사기 사건’의 주범인 조모(44) 씨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형사1부 정성호 부장판사)은 2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은D&C 대표 조 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조 씨와 범행을 사전에 공모하거나 방조한 혐의를 받는 이 회사 직원 조모(48) 씨에게는 징역 3년6월이 선고됐다. 사업 기획단계부터 건축주 투자자 모집에 중요한 역할을 한 혐의를 받던 권모(53) 씨는 무죄를 받았다.

재판부는 “조 씨가 수백억 원에 이르는 돈을 돌려 막는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해 다수의 피해자에 손해를 끼쳤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고 피해자들의 피해회복을 위한 진정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 진심으로 반성하는지도 의문”이라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배임 혐의는 유죄로 판단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나아가 피해자들에게 민사소송이나 가압류 등 보존조치를 신속히 하고 다른 법률 기관 등의 도움을 받아 피해회복에 필요한 조치를 하라고 당부했다.

조 씨는 조은D&C에 투자하면 1년 후 30~45%의 이익금과 함께 원금을 돌려주겠다고 말한 뒤 414명에게서 754억 원가량을 가로챈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장기간에 걸쳐 이뤄진 사기 범행으로 피해 금액이 상당히 고액이고 피해자 다수가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조 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조은D&C 투자 피해자 모임 관계자는 1심 선고와 관련, “민사소송을 통해 피해 금액을 돌려 받으라고 하는데 일반 피해자들은 몰수로 추징된 금액이 얼마인지조차 모른다”며 “선고형도 낮고, 무엇보다 돈을 돌려 받을 가능성이 희박할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김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