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 "제정신인지 의심"

한나라당 인권위원회 관계자가 장애인 성폭력 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각성을 불러온 영화 '도가니'의 원작자인 공지영(사진) 작가에 대해 경찰 조사를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도가니' 열풍 당시 앞다퉈 도가니 방지대책을 내놓았던 한나라당 인사의 공 작가에 대한 경찰 조사 촉구를 놓고, 한나라당이 10·26 서울시장 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김연호 중앙당 인권위원회 위원은 지난 27일 광주인화학교 성폭행 사건 진상조사와 피해자 지원을 위해 광주경찰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소설과 영화에서 (사건이) 과도하게 표현돼 국민감정이 격앙됐다"며 "공지영 씨에 대해서도 경찰이 조사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유정 원내대변인은 28일 논평을 통해 "도대체 이들이 제 정신인가. 듣고도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발언"이라며 "이제는 정신 차릴 때도 되지 않았는가"라고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마치 그리스 신화의 '프로크루스테스'처럼 자신의 침대에 맞추어 사람을 늘이기도 하고, 팔다리를 자르기도 하는 아집과 편견에 다름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날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한나라당 측의 공 작가 경찰 수사 요구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이날 출석한 차한성 법원행정처장에게 "소설이나 영화가 현실을 지나치게 과도하게 표현했다고 해서 조사해야 한다고 한나라당 인권위가 주장해 상당한 논란거리"라며 "제가 영화를 본 소감도 그렇고, 영화는 어디까지나 영화가 아닌가 한다. 예술작품의 장르 속 하나로 보는 게 마땅하지 않는가"라고 한나라당을 비판했다.

한편 당사자인 공 작가는 트위터를 통해 "한나라당이 저를 세계적인 작가로 만들어주려고 '꼼 기획'을 시작하셨네요. 감사"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