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 후보의 첫 TV 토론이 열린 4일 밤 서울 여의도 MBC 스튜디오 앞에서 박근혜(왼쪽)와 문재인 후보 지지자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박근혜

- "참여정부가 강력 추진하고선
- 이제 와서 폐기하자니 모순…
- 재협상은 반대한 적 없어"

# 문재인

- "여야 간 합의로 결의안 통과
- 그런데도 재협상 안 한다니…
- 결의안이 잘못됐단 말인가"

# 이정희

- "론스타, 한국 상대 소송 빌미
- ISD 그대로 둬도 되는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 후보는 4일 첫 TV 토론에서 외교 분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문제를 놓고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를 협공했다. 반면 박 후보는 문 후보의 '동북아 균형외교론'에 대해 "참여정부의 균형자 역할과 다른 것이 무엇이냐"며 역공을 취했다.

문 후보는 "박근혜 후보는 한미 FTA 재협상에 대해 비판하면서 반대하는 입장을 가진 것 같은데 국회 비준 때 여야 간 많은 의원이 찬성해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며 "당시에 재협상 촉구 결의안이 잘못된 것인가, 결의안에도 불구하고 재협상 없이 그대로 가야 한다고 보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재협상 자체가 절대 안 된다고 얘기한 적은 없고 국회에서 촉구안을 냈기 때문에 유효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정부가 이를 존중하고 필요할 때 미국과 재협상한다고 했으므로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후보는 "한미 FTA를 폐기해야 한다는 데 대해서 국제 신뢰 문제가 있고, 문 후보께서 참여정부 시절에 이것을 아주 강력히 추진하지 않았는가. 그러니까 그렇게 말 바꾸기를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한 적 있다"고 반격했다.

이 후보는"한미 FTA에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이 없었다면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못 했을 것"이라며 "ISD를 그대로 둬도 되는가"라고 따졌다.

박 후보는 "론스타의 ISD는 한미 FTA하고 전혀 관계가 없다. 한·벨기에 투자협정과 관련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그는 "국제사회 협정에 있어서 거의 모든 국가가 ISD를 기본으로 갖고 있고, 우리나라와 외국과의 투자협정에도 대부분 들어 있다"며 "우리나라는 미국 등에 투자를 더 많이 하기 때문에 우리 기업의 투자를 지원하고 보호하기 위해 더 필요한 이유도 있다"고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박 후보는 문 후보의 균형외교론을 공격했다. 그는 "문 후보의 미·중 등거리 외교 주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주장하던 동북아 균형자론을 떠올리게 한다"며 "균형자론은 국제 사회의 웃음거리가 됐고 한미 관계와 국익을 손상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균형외교는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그대로 중시하고 굳건히 하면서도 중국과 경제협력 관계를 심화시키고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과의 관계도 균형 있게 외교하겠다는 입장이다"며 "균형자 역할과는 조금 다르다"고 맞섰다.

박·문 후보는 그러나 한일 외교와 관련, 일본의 과거사 인식 문제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문제점을 지적했다. 박 후보는 "무엇보다 일본의 올바른 역사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문 후보는 "미래지향적 관계로 발전시키되 과거사는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