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홍준표 경남도지사 당선인이 19일 오후 창원시 중앙동 선거대책본부 사무실에서 환호하는 지지자들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도정개혁단 설치

- 청렴도 전국 15위 기강 잡기
- 공무원들 혼란 부추길 수도

# 경남도청 마산 이전

- 공약 실행땐 상인 저항 우려
- 약속 파기땐 거센 반발 걱정

- 거가대교 민자사업 재검토
- 경남관광公 설립도 입방아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가 경남도지사에 당선되면서 도정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홍 당선인이 굵직굵직한 공약을 제시한 데다 과감한 개혁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중에는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부분도 적지 않아 추진과정에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홍 당선인은 선거과정에서 대표공약으로 경남관광공사 설립, 사천 국가항공산단 및 밀양 나노융합국가산단 지정, 경남연구개발특구 지정 등을 내세웠다. 또 도청 마산 이전과 진주 제2청사 건립, 도정개혁단 설치와 대대적인 조직개편, 거가대교 등 민자사업 재검토를 공약했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는 상대 후보 측의 집중 공격을 받으며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특히 도청 마산 이전은 그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그는 도의회와 통합 창원시·의회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후 결정하겠다고 한 발 물러선 상태이나 사안의 성격상 한바탕 진통이 불가피하다. 도청 이전을 추진하면 옛 창원권과 상남시장 등 도청 인근 상인들의 저항이 우려된다. 도민 반대 등을 이유로 발을 뺄 경우에는 도청 이전에 기대를 갖고 있는 옛 마산권으로부터 약속 위반이라는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 도청 이전은 통합시 청사 입지 선정과도 맞물려 있어 '홍준표 도정' 순항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도정개혁단 설치와 조직개편 또한 큰 논란거리다. 홍 당선인은 도의 청렴도가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15위로 꼴찌 수준임을 언급하고, 과감한 개혁의지를 천명했다. 따라서 청렴도를 높이기 위한 고강도 대책이 예상된다. 하지만 청렴도 향상은 공무원 개개인의 자발적 의지가 우선인데, 이를 무시하고 고강도 대책으로 밀어부칠 경우 자칫 혼란만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팀제 중심의 직제 개편은 벌써부터 논란이 되고 있다. 업무 중심의 팀제 도입으로 조직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겠지만, 그로 인한 혼선도 크다는 지적이다. 홍 당선인의 언급 대로 실·국장이 부하인 팀장 지시를 받도록 할 경우 혼란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도청의 한 공무원은 "창원시가 통합 초기에 팀제를 실시했다가 부작용이 많아 사실상 폐기한 바 있다"면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태스크포스(TF) 조직을 통한 민자사업 재검토 역시 어려운 문제다. 거가대교의 경우 MRG(최소운영수입 보장) 규정에 따라 도가 향후 30여년간 막대한 도비를 지불해야 한다. 이로 인해 도의 재정난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도는 이에 따라 금융권 자금 재조달로 건설비의 은행 차입이자를 낮추는 방법 등으로 MRG 비율의 재구조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무리하게 사업을 재검토하면 혼선만 더 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마창대교 등 도비로 적자를 보전하는 다른 민자도 마찬가지여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남관광공사 설립 공약도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라는 취지는 좋으나 자칫 '옥상옥' 기구로 전락해 예산만 낭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도청 문화관광체육국의 문화예술과·관광진흥과, 경남문화재단·경남콘텐츠진흥재단 등 산하 기관이 관광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데, 관광공사를 추가 설립하면 홍 당선인 측근에게 자리를 주기 위한 논공행상용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주민 박영훈(54·경남 김해시 진례면) 씨는 "홍 당선인의 화려한 관록과 경험을 볼 때 대형 국책사업의 경남 유치 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면서 "그러나 업무를 일방적으로 처리하면 부작용도 큰 만큼 폭넓은 여론수렴을 통한 합리적인 도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