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감사원이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 결과를 놓고 선명한 입장차를 노출하고 있다.

양측은 4대강 보(洑)의 안정성이나 수질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데 동의하고 있지만 세부사항을 보면 견해차가 뚜렷하다.

첫번째 쟁점은 보의 설계기준이다.

감사원은 물받이공ㆍ바닥보호공 설계기준이 4ｍ 이하의 소규모 보에 적용되는 설계기준을 바탕으로 작성된 만큼 대형 보인 4대강의 보에 적용하기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는 4대강의 보는 15ｍ 미만의 구조물에 적용되는 하천설계기준에 따라 적합하게 설계ㆍ시공됐고, 감사원이 지적한 4ｍ 이하 기준은 적용되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수질 관리 기준도 논란거리다.

감사원은 지난 2009년 수질예측 모델링 결과 보가 설치되면 하천 여건이 변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온 만큼 4대강이 고인물에 대한 관리 기준인 COD를 적용해 엄격하게 수질을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는 잠실 수중보 등 물이 흐르는 가동보가 설치된 하천의 경우 BOD 기준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4대강 수질을 고인 물에 적용하는 기준으로 관리하는 것은 지나치게 엄격하다고 맞서고 있다.

일반적으로 잘 흐르는 하천은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을, 체류시간이 긴 수역은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을 지표로 사용한다.

실제로 4대강 수질을 COD 기준으로 평가하면 5.64㎎/ℓ에서 6.15㎎/ℓ로 9％ 증가해 수질이 악화됐다는 결론이 나오지만, BOD 기준으로 평가하면 2005∼2009년 3.15㎎/ℓ에서 2012년 상반기 2.83㎎ℓ로 10％ 감소해 수질이 개선됐다는 결과가 나온다.

감사원은 또 국립환경과학원 조사를 근거로 4대강 사업으로 물의 체류시간이 길어져 조류농도가 증가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부는 4대강 사업 이전에도 녹조가 발생했고, 보를 설치하지 않은 북한강에서도 녹조가 발생했다며 4대강 사업 탓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의 주장이 한치의 양보도 없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4대강 사업을 둘러싼 논란은 한 동안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양측 모두 `확전'을 자제하고 있어, 누구의 견해가 맞는지는 민간주도 검증이 끝난 뒤에나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