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2일 이틀째 개최한 국회의원ㆍ지역위원장 워크숍에서 모바일 투표 존폐 논란과 전당대회 개최 시기, 새 지도부 임기 등 '전대 룰'을 둘러싸고 계파 간 충돌이 빚어졌다.

특히 전대 룰은 차기 당권경쟁의 향배와 관련, 계파별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여서 향후 논의 과정에서 치열한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김성곤 전대준비위원장은 기조발제에서 "새 지도부 임기를 2년으로 하는 정기 전당대회로 치러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라며 "지역위원회 개편 일정 등을 감안할 때5월 초나 중순 전까지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5월 전대'에 무게를 뒀다.

그는 사견을 전제로 "개인적으로는 5월에 (전대를 거치지 않고) 중앙위에서 새 지도부를 뽑고, 내년 1월 정기 전대를 치르는 방안이 제일 좋다"고 피력했다.

모바일 투표 존폐 논란에 대해 "당심을 70∼80% 이상 반영하면서 권리당원만 모바일 투표를 적용하고, 나머지는 여론조사를 적용하는 방안이 있다"고 했다. 당 강령 및 정강정책과 관련해서는 '중도개혁' 정체성 회복을 주장했다.

전대준비위는 다음 주 중 전대 개최 시기를 결정, 이달 20일까지 당헌ㆍ당규 개정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대해 비주류 측은 3월 말ㆍ4월 초 '조기 전대론'을 내세우며 모바일 투표 폐지를 한목소리로 주장했다. 여기에는 친노ㆍ주류가 전대 시기를 늦추면서 모바일 투표로 표심을 왜곡, 당을 계속 장악하려고 한다는 의구심이 깔려 있다.

하지만, 새 지도부 임기를 놓고서는 비주류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전대 준비위원인 비주류의 조일현 전 의원은 "응급실에서는 긴급 처치만 하지, 수술은 수술실에서 한다"며 4월 초 전대 개최를 주장하고 "전대가 빨리 치러질 수 있도록 임시 전대를 열되 새 지도부 임기는 지방선거까지 연장하면 된다"고 말했다.

안민석 의원도 "계파는 만악(萬惡)의 근원으로, 이번 전대가 주류와 비주류가 서로 물어뜯기 식으로 싸우는 전쟁터로 변질된다면 우리는 끝장"이라며 조기 전대 개최를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지도부에서 역할을 했던 분들, 대선에 책임이 있는 분들은 이번에는 출마하지 않는 것이 전대가 계파 간 전쟁터로 변질되지 않는 길"이라고 했다.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은 "이번에는 공천권 없이 당을 바로 잡을 지도부를 뽑아야 한다"며 임시 전대를 조기에 열어야 한다는 입장에 동조했다.

모바일 투표에 대해선 "조작 가능성이 있어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설 훈 비대위원), "부작용을 해소하는데 한계가 있다"(김동철 비대위원), "민주당이 밟아온 실패경로의 핵심"(황주홍 의원) 등 반대 의견이 쏟아졌다.

반면, 친노계의 최민희 의원은 "책임질 것은 져야겠지만, 죽이기가 돼서 당을 약화시키는 쪽으로 가는 것은 맞지 않다"고 '친노 책임론'을 반박했다.

그는 이어 "여론조사의 경우 편향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현장투표도 돈 봉투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면서 "정쟁화되다시피한 모바일 투표를 중립화시키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모바일 투표 유지 주장을 전개했다.

정청래 의원도 "기술적, 실무적 문제가 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바일 투표를폐지하는 것은 '교각살우'"라고 가세했다.

새 지도부 임기와 관련해서는 범주류로 분류되는 강기정 의원이 "새 지도부가 혁신 등의 과제를 실현하도록 임기를 내년 1월까지 하고 중앙위에서 뽑는 약식 전대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도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 쪽에서 10월 재보선에서 반드시 후보들을 내세울 것이며 이후 신당을 만들면 6개월 만에 통합하는 전대를 치러야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새 지도부 임기가 어차피 6∼7월짜리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중앙위에서 선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도체제에 대해서는 계파 간 나눠먹기 폐해 등을 막기 위해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별도 선출하는 단일성 지도체제 도입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