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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정부조직법 조속 처리 등을 촉구하는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자(왼쪽),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곧이어 국회에서 반박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 박 대통령 "헌정 사상 초유"
- 민주 "오만한 일방통행" 반발
대한민국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치가 실종됐다. '자기만이 지고의 선'이라는 아집에 사로잡힌 청와대와 야당, 그리고 청와대의 눈치만 살피는 여당이 빚은 2013년 3월 한국정치의 현실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지적한 대로 "새 정부는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식물정부'"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국민을 위해 최선의 선택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당리당략을 추구하는 정치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점에서 대립과 대결이 아닌 대화와 타협을 통한 정치회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발표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새 정부 출범 일주일이 되도록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국정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며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미래창조과학부에 방송통신정책 기능을 부여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해 야당이 방송장악 의도라며 반대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언론이 넘치는 세상에 정부가 방송을 장악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면서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국가의 미래를 위해 이 문제만큼은 물러설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이라고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박 대통령은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육성은 저의 신념이자 국정철학"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이날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둘러싼 여야의 갈등 와중에 전격 사퇴한 데 대해 "정말 안타깝다"고 했다.
박 대통령이 사실상 '배수의 진'을 치고 야당을 압박한 데 대해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즉각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만과 불통의 일방통행"이라고 반박하면서 정면충돌도 불사하겠다고 맞섰다.
문 비대위원장은 "정부조직 개편은 국회 논의를 거치고 국민 동의를 얻어야지, 대통령의 촉구담화, 대야당 압박 일방주의로 해결되는 게 아니다"며 "이는 삼권분립의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나며 대화와 타협이라는 상생정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에서는 "21세기판 유신독재" "정치는 없고 통치만 있다" "귄위주의 체제의 독재자들이 했던 방식"이라는 원색적인 비판까지 쏟아져 나왔다.
청와대·여당이 야당과 극한 대치를 이어가는 데 대해 새누리당 조해진 의원은 "상대방을 인정하고 대화와 타협으로 (야당의) 동의를 이끌어내면서 절충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며 강경 일변도의 대야 전략을 비판했다.
보수논객인 전원책 변호사는 "야당은 비대위원장이 힘을 못 갖고 있고, 여당도 청와대 눈치를 봐야 해 힘이 없다"면서 "기본적으로 (정치권의) 정치력이 실종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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