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부 국민경제 직결 호소
- 국민 지지 끌어내려는 의도

박근혜 대통령의 4일 대국민담화는 '배수진'을 치고 '대야 선전포고'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박 대통령이 야당의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에서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를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는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특유의 애국심에 기반한 원칙을 중시하는 정치성향에다 명분을 확보하고 있다는 판단을 내린 때문이라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는 먼저 출범 일주일이 지나도록 정부 구성을 막는 야당의 속내에는 '정권 초기부터 힘을 빼겠다'는 당리당략이 숨어있다는 인식을 숨기지 않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야당이 지리멸렬한 상황에서 안철수 전 후보까지 정치에 복귀한다고 하니, 청와대의 발목을 잡아 선명성을 확보하려는 것 같다"면서 "야당이 노리는 것은 정부여당이 참지 못하고 강행처리 등의 '오버'를 하면 제2의 촛불시위라도 벌이려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야당이 제기하는 미래창조과학부의 방송장악 음모론은 야당의 정치적 노림수일 뿐이라는 것으로, 박 대통령도 이날 담화문에서 상당 부분 이런 오해를 불식하는 데 할애했다.

박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민에게 직접 호소한 것은 다른 것과 달리 미래창조과학부가 국가경제 사안으로, 국민의 일자리를 만드는 핵심부서라는 점에서 명분이 충분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정치적 사안이 아니라 국민경제와 직결된 경제 사안으로 선을 그어 국민의 지지를 끌어내겠다는 계산인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도대체 새 정부의 조직문제를 가지고 이렇게까지 한 예가 있느냐"며 "야당의 의도대로 가지는 않을 것이고, 결국 국민들로부터 고립되는 것은 야당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야당의 정치적 노림수에 휘말리지 않고 국정 장악력을 확고히 하겠다는 정무적 판단이 대국민담화라는 승부수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국정 최고책임자가 국민에게 '불퇴전'의 의지를 피력하는 순간 국회의 한 축인 여당의 협상 입지가 좁아질 수 밖에 없다. 야당도 투항보다는 결사항전을 선택하는 구도로 전개되기 마련이라는 점에서 향후 정국 전개과정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도 어느 정도 '상처'를 각오했다"면서 "다만, 국민들께서 최종적으로 대통령의 충정을 받아주실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