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오른쪽) 새누리당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용우 기자

- 당 대변인에 유일호 임명
- 전략기획본부장에 김재원
- 일부, 친박체제 경계 목소리

새누리당이 신임 사무총장에 친박계 핵심인 홍문종(3선·경기 의정부을) 의원을 임명했다. 당 대변인엔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한 유일호(재선·서울 송파을) 의원이, 전략기획본부장에는 역시 친박 핵심인 김재원(재선·경북 군위·의성·청송) 의원이 각각 선임됐다.

새누리당은 20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 같은 선임안을 의결, '황우여 대표 2기' 당직개편을 대부분 마무리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를 비롯해 친박 핵심들이 주요 포스트에 전면 포진한 것이 특징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새누리당 내 대표적 조직통인 홍 사무총장은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선거 경선 때부터 박근혜 대통령을 도운 '원조 친박' 인사다.

황우여 당 대표가 통합형 인사를 위해 친박 성향이 덜한 3선의 이완구(충남 부여·청양) 의원, 비박계 장윤석(경북 영주) 의원 등을 사무총장 후보로 막판 검토했으나 본인이 고사하거나 임기 초 긴밀한 당청 관계의 중요성 등이 고려되면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지도부가 10월 재보선은 물론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작업까지 맡게 될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도 청와대와의 호흡이 중요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당 대변인에 임명된 유 의원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의 당내 대표적 경제통이다. 박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비서실장으로 깜짝 발탁돼 지근거리에서 박 대통령을 보필하며 국정 철학을 교감한 바 있다.

전략기획본부장인 김 의원은 지난해 당 대변인으로 내정됐다가 이른바 '막말' 파문으로 하루 만에 사퇴한 뒤 박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백의종군하며 승리에 크게 기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당직개편으로 더욱 두드러진 친박체제 강화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이날 "당의 요직이 친박 일색으로 채워져 당이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만 할 것이라는 비판을 자초한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특히 예상을 깨고 8표 차이로 신승했던 지난 15일 원내대표 경선 결과는 친박계의 독주를 보는 당내 불편한 시각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새누리당은 원내지도부도 금주 중 발표할 예정이다. 대야협상을 실무적으로 총괄하는 원내수석부대표에는 재선의 윤상현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며 홍지만·서용교 의원과 강은희·김현숙 의원 등이 각각 남녀 원내대변인 물망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