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4일 고위직 인선에서 노무현 정부 및 호남 출신 인사를 발탁했다.

경제사회발전 노사정위원회 신임 위원장에 내정된 김대환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참여정부에서 요직을 지냈던 인물이다. 김 내정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경제2분과 간사를 맡은데 이어, 2004년부터 2006년까지 2년간 노동부장관을 역임한 노무현 정부 인사다. 2006∼2007년에는 한국고용정보원 이사장도 지냈다.

박 대통령이 이처럼 노무현 정부 인사로 분류되는 이들을 새 정부 요직에 기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에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노무현 정부 때 부산지검장과 법원연수원장을 거쳐 장관급인중앙선관위 상임위원을 역임했고, 윤병세 외교장관은 2004년 국가안전보장회의(NSC)정책조정실장에 이어 외교부 차관보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지냈다.

또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을 지냈고,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교육부 차관까지 지내다 정권이 바뀌며 공직을 떠났다.

다만, 박 대통령이 새 정부 출범 초기의 인사난맥상을 개선하기 위해 다면적인 검증 등 제도적 보완을 언명한 이후에 이뤄진 인사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여지는 충분해 보인다.

박 대통령은 또 신임 새만금위원장으로 전북 고창 출신인 이연택 전 대한체육회장 겸 대한올림픽위원장을 내정했다.

이 내정자는 노태우 정부 때 청와대 행정수석과 총무처 장관, 노동부 장관을 맡았고 1992∼1995년에는 새누리당 전신인 민자당의 전주완산지구당 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도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과 2002 한일월드컵 조직위 공동위원장, 대한체육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참여정부와 호남 출신의 고위직 발탁을 놓고 '국민대통합 실현'이라는 대선공약에도 불구하고 조각과 청와대 출범시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은 '탕평인선'에 비로소 시동이 걸린 게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제기된다.

이번 인선이 일정한 경향성을 지닌 것인지 여부는 앞으로 줄줄이 이어질 공공기관장 인선에서 과연 지역과 진영을 넘나드는 인사가 가시화되느냐에 따라 판가름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