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盧 NLL 수호' 간접 확인 의도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증발 국면에서 여야가 이번엔 이미 국회에 제출된 부속 기록물의 열람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민주당은 당초 논란의 시발점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북방한계선(NLL) 포기발언 관련 의혹을 풀 '간접 입증자료'라며 이를 확인하자는 입장이나, 새누리당은 핵심자료인 대화록의 행방이 묘연한 만큼 부속자료 열람은 의미가 없다며 맞서고 있는 것.

민주당은 23일 오전 운영위 소속 의원들을 동원, 부속자료 단독열람을 시도했지만 새누리당의 거부로 무산됐다. 단독 열람을 위한 요구서를 운영위원장인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에게 전달하려 했지만, 최 위원장이 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아 실패했다. 여야 협의가 안 됐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언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열람은 단독으로도 가능하다"며 "NLL 포기발언이 있었는지 사후 이행문서를 통해 맥락을 보고 소모적 논쟁을 끝내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황진하 새누리당 열람위원 단장은 "양당 열람위원 단장 간 협의가 있을 때만 열람할 수 있다는 내용은 여야가 이미 합의한 사안"이라며 "대화록이 없는 상태에서 부속자료 열람은 의미가 없다"고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이 열람을 시도한 부속자료는 국회 본청 운영위원회 소회의실 금고에 보관돼 있는 10박스 분량의 남북 정상회담 사전준비·사후이행 자료로, 국가기록원이 국회가 제시한 7개의 키워드를 검색어로 입력해 찾은 것이다.

민주당이 이처럼 부속자료 열람으로 방향을 튼 것은 국면전환을 위한 승부수를 띄워야만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기록물 증발에 따른 책임 공방에서 벗어나 사태의 본질인 NLL 논란으로 돌아와 부속자료 열람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이 'NLL을 지켰다'는 간접 증거로 활용하겠다는 판단이다. 문재인 의원이 "정상회담 대화록은 물론 준비과정과 정상회담 이후 이행과정을 담은 정부 내 회의자료도 다 보자"는 주장을 한 것과 마찬가지 논리다.

여기에다 부속자료 열람을 통해 참여정부에서 일했던 현 정부 핵심 실세들의 발언이 공개될 것도 기대하고 있다.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김관진 국방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등 현재 권력의 핵심인 이들 3인이 노 전 대통령의 'NLL 수호의지'를 확인해 준다면 'NLL 논란'을 종결지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