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회 박석동(부산진1·사진) 의원이 요즘 동료 시의원들로부터 부러움과 시샘을 한꺼번에 받고 있다. 자신의 지역구 내에 수십년간 손도 대지 못한 숙원사업 3건을 한꺼번에 시 예산을 끌어들여 해결했기 때문이다. 31일 박 의원 측에 따르면 부산진구는 최근 연산로와 양정산복도로 사이의 양정2동시장 근처 1700여㎡ 규모의 '양정꿈동산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이 곳은 52년 전인 1961년 도심공원지역으로 지정됐으나 구 사업이다보니 예산 부족으로 엄두를 못내면서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로 남아있었다. 주변이 주거 밀집지역으로 공원 조성 요구가 많았으나 무허가 건축물이 난립한 상태로 방치되다시피 해왔다. 그러나 시가 특별교부세 형식의 예산 19억여 원을 전액 지원하면서 본격 공사에 들어갔다.

지난 6월에는 부산진구 국립부산국악원 건너편 1597㎡ 부지에 '연지어린이공원'을 조성하는 공사가 본격화됐다. 이 곳 역시 일제시대인 1944년 도심공원으로 지정됐으나, 시가 2010년부터 연차적으로 총 20억 원을 지원키로 하면서 본궤도에 올랐다. 얼마 전에는 초읍동 원당골과 월드컵대로를 연결하는 초읍산복도로 공사도 13년만에 재개됐다. 이 도로는 2000년 불과 210m만 개설한 채 10년 넘게 손을 놓고 있었다. 총 공사비 76억 원 가운데 12억 원만 확보한 뒤 추가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가 15억 원을 추가 지원키로 결정하면서 1단계 공사가 본격화됐다.

이들 3개 사업은 원칙적으로 구에서 추진하는 것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빠듯한 구 살림에 예산이 없어 오랫동안 미뤄져왔고 결국 시 예산이 투입된 것이다. 시 예산 투입 결정에 박 의원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는 것도 공통된 사항이다. 사실 박 의원은 2010년 시의회에 첫 입성하면서부터 이들 문제 해결에 매달려왔다. 시 실무진들을 수없이 만나 사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 본예산 편성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특별교부세와 자치단체 지원보조금 쪽을 집중적으로 공략했고, 결과적으로 먹혀든 것이다. 이는 박 의원이 대기업(삼성그룹)과 정당 사무처 간부로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예산 편성의 매커니즘을 꿰뚫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해 부산경실련의 평가에서 우수 의원으로 선정되기도 한 박 의원은 연중 내내 의원회관을 지키는 등 의정활동에 '올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박 의원은 허남식 시장의 마산고 동기이면서도 인정사정 없는 시정 감시로 잘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