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기간시설 파괴·인명살상 등 영장 혐의 내용도 포함

"전시상황 같은 중요한 시기에는 우리가 통신과철도, 가스, 유류같은 것을 차단시켜야 되는 문제가 있다."

30일 공안당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정원이 확보한 것으로 추정되는 내란음모 피의자들의 녹취록에는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의 녹취록에는 국가정보원이 29일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해 청구한 사전구속영장의 혐의내용이 거의 들어 있다.

이 의원은 지난 5월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가진 모임에서 비밀조직 'RO(Revolutionary Organization)산악회' 회원 130여명과 국가기간시설 파괴를 모의하고 인명살상 방안을 협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한 발언을 녹음한 것으로 추정되는 녹취록에는 "필승의 신념으로 철저히무장하자, 제2의 고난의 행군을 각오해야 한다"는 말이 담겨 있고 "정치·군사적 전쟁을 준비하자. 한두 사람의 결의가 아니라 전국적 범위에서 새로운 미래를 위한 최종 결전의 결사를 하자"는 주장도 나타난다.

"전시상황에서 통신과 철도, 가스, 유류같은 것을 차단시켜야 하는 문제가 있다"는 말도 나온다.

그러면서 '혜화동과 분당에 있는 통신시설', '철도는 통제실', '화약생산하는 곳' 같은 단어도 보인다.

또 '외국에서 수입해오는 장난감총을 개조하면 사람을 조준할 수 있다'거나 '인터넷에 들어가면 중학생도 폭탄을 만들어 사람을 살상시킬 만큼 위협을 만들 수 있다'는 누군가의 발언도 나와 공안당국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한 수위에 이른다.

마지막에는 "격변 정세를 주동적으로 준비하는 것에 대한 결의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물리적으로 강력하게 준비하자"는 말로 끝을 맺는다.

국정원이 확보했다는 이 녹취록이 이 의원을 비롯한 130여명에 대한 내란음모혐의를 입증할 만큼 확실한 증거능력이 과연 있는 것인지,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국정원이 추가로 가졌는지 앞으로 수사 추이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