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퇴직수당의 93% 해당
- 1992년부터 3조 넘게 누적
사립대 교직원의 퇴직수당 대부분을 국가가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정상태가 양호한 41개 사립대에도 무차별적으로 국고지원이 돼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현영희 의원과 민주당 배재정 의원이 각각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해 전국 430개 사립학교에 교직원 퇴직수당 급여로 3101억 원을 지원했다. 이는 전체 퇴직수당 3337억 원의 93%에 해당됐다.
사립학교 교직원 퇴직수당은 퇴직금과는 별도로 퇴직자에게 지급되는 수당으로, 학교법인과 사학연금공단이 나눠 부담토록 돼 있다. 다만 '학교 경영기관의 재정상태가 개선될 때까지' 학교법인의 분담금 중 일부 또는 전부를 국가가 부담할 수 있게 돼 있다.
그런데 사학연금법이 만들어진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퇴직수당 지급에 총 3조1683억 원을 국가 예산으로 써 왔다. 반면 학교법인은 법 도입 첫 해인 1992년에만 120억 원을 부담했을 뿐 1993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간 단 한 푼도 부담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육부는 재정상태가 양호한 사립대에도 무차별적으로 퇴직수당을 국고로 지원했다. 2011년도 기준 운영차액 2786억 원을 남긴 연세대를 비롯해, 한림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 운영차액이 1000억 원 대인 사립대에까지 국고가 투입됐다.
부산의 경우 운영차액 2628억 원인 인제대에 지난해 퇴직수당으로 8억6000만 원이 지원되는 등 동서대, 고신대, 부산예대 등 재정상태가 양호한 대학에도 지원이 이뤄졌다.
현영희 의원은 지난 2일 교육부 결산심사에서 "사립대 교직원 퇴직수당을 국민 혈세로 부담케 하는 것은 사용자 부담 원칙인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측면에서도 맞지 않다"고 지적, 서남수 교육부 장관으로부터 "시정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교육부는 이 같은 지적이 계속되자 모든 대학이 교직원 퇴직수당의 40%를 부담하는 방향으로 최근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으나 이 역시 학교의 재정여건과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국가가 퇴직수당을 지원하겠다는 것이어서 또다른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