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용기 운항횟수 축소·누락
- 보상 대상 지역과 액수 줄어
정부가 김해공항 소음도 측정 때 군용기 운항횟수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공항 인근지역 주민들이 피해보상에서 불이익을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예결특위 소속 새누리당 김도읍(부산 북강서을) 의원은 6일 예결위 경제부처 결산심의에서 소음대책지역 지정·고시를 위해 실시한 '김해공항 소음영향도 조사'와 주민지원사업 예산 배분을 위한 산출식에서 군항공기 운항횟수가 누락됐거나 미비하게 반영됐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최근 국토부 및 한국공항공사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가장 최근에 실시한 '2008년 김해공항 소음영향도 조사'에서 군항공기 운항은 육안으로 확인된 것만 반영하고 심야시간대 군용기 이착륙 현황은 통계조차 파악되지 않는 등 문제가 있었다.
공항공사 측은 "2008년 당시 심야시간대 군용기 운항은 없었다"고 밝혔지만 공군은 "예년 수준의 운항이 있었다"고 확인했다.
또 최근 김 의원실이 샘플조사를 위해 공항공사로부터 지난 8월 16일 하루 김해공항 소음측정현황 자료를 제출받아 공군의 기록과 비교한 결과, 공항공사가 측정한 것은 13회였지만 공군이 확인한 것은 44회로 무려 31회나 차이가 났다.
이뿐 아니라 소음대책 인근지역 주민지원사업을 위한 2007~2009년 항공기 운항횟수 조사에 군용기는 아예 제외하고 민간항공기 운항실적만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3년간 김해공항에 총 2만2396회의 군용기 이착륙이 있었음에도 '보안상 자료입수가 곤란하다'는 이유로 주민지원 사업비 배정을 위한 산출 때 누락된 것이다.
결국 이처럼 군용기 운항횟수가 반영되지 않은 조사를 근거로 한 국토부의 소음대책지역 지정 및 주민지원사업 예산 배정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현재 김해공항 인근 16㎢ 내 693세대가 소음대책지역으로 지정돼 있는데 이 같은 군용기 운항횟수가 반영될 경우 대상지역이 보다 넓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주민지원사업의 경우도 그동안 김해공항은 인천(자체 재원 조달)을 제외한 5개 공항 중 17.7%만 배분, 연간 지원액 100억원 중 17억7000만 원만 받아왔는데 지원액도 상향조정될 필요성이 제기된다.
김 의원은 이날 예결위 질의에서 "국토부가 군용기 운항횟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자료를 근거로 소음대책지역을 설정하고 주민지원사업을 실시하다 보니 주민들이 체감하는 소음 피해와 정부의 대책 간 차이가 생긴 것"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소음평가 용역에선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한국공항공사 측은 "평상시엔 공항 인근지역에 측정된 측정기 지점을 통과해야 운항횟수가 반영돼 공군 측 이착륙 횟수와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2008년과 올해 진행하고 있는 소음영향도 조사에선 42개 지점에서 고도로 정밀한 측정기를 이용해 육안으로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오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