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새해 예산안 처리' 합의를 파기한 여야 협상 당사자들은 이날 의원총회, 라디오 인터뷰 등 장소를 옮겨가며 하루종일 신경전을 벌였다. 사상 초유의 준예산 사태 발생시 책임을 미루기 위한 '꼼수'로 정치권에 대한 국민 불신만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여야 협상 대표인 새누리당 최경환,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잇따라 열린 의원총회 등 자당 회의에서 "눈물겨운 노력을 하고 있다"(최경환), "민주주의 지키는 길"(전병헌) 등 비장한 표현을 쓰가며 상대를 압박했다.
최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국회 국정원개혁특위에서 도출한 여야 잠정 합의안을 거부한 사실을 거론하며 "2013년을 불과 이틀 앞둔 시점에서 천신만고 끝에 마련한 잠정 합의안에 재를 뿌리는 것을 보며 정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면서 "준예산 사태가 초래되지 않도록 야당이 진정으로 타협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원총회에서는 "오늘은 반드시 한다. '양치기 소년'이 아니다"며 소속 의원들에 국회 대기령을 내렸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도 의원총회에서 "마지막까지 국정원 개혁, 민생예산, 민생입법에 함께 노력해달라"며 '24시간 국회 대기령'을 내렸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를 지키고 민생을 살리는 것은 민주당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회에 주어진 사명이고 책임"이라며 "국정원 개혁, 민생예산, 민생입법이 이 시대 우리가 해야 할 책임이요 정의, 순리"라고 강조했다.
국정원개혁특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김재원, 민주당 문병호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나란히 출연해 개혁법안의 핵심 쟁점인 IO(정보관)의 정부기관 등 출입문제를 놓고 충돌했다.
김 의원은 전날 김 대표가 여야 잠정 합의 사항을 거부한 것에 대해 "야당 대표가 '이러이러한 규정이 들어가지 않으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나온 것"이라며 "정보기관원이 어디에 들어갈 수 없다는 규정을 (법률에) 넣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 그렇게 하려면 정보기관을 없애는 게 낫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문 의원은 "특위 간사간 어느 정도 의견을 합치해도 당내 지도부의 보완 요구가 있으면 보완해야 한다"며 반박했다. 그러면서 "내부 규정에 넣는 것은 확실하지 않다. 법에 들어가야 국민도 신뢰할 수 있고 야당도 믿을 수가 있다"고 맞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