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선거가 끝나자마자 정부에서 '직선제 폐지' 카드를 꺼내 들어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6·4지방선거에서 진보 성향 후보들이 교육감에 대거 당선되자 선거 자체를 없애려 한다는 것이다.

12일 대통령 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위원회)는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해 교육자치를 지방자치와 일원화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원회는 교육감 직선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지방자치와 교육자치 연계·통합 계획'을 조만간 확정하고 다음 달 중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위원회는 '지방분권 및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지방자치 발전 과제를 논의해 왔다.

위원회의 방안에 따르면 시·도 교육감은 직접선거로 선출하지 않고 자격 요건이 되는 후보자를 대상으로 추천위원회 등이 심사해 적격자를 뽑는다.

이 방안은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조희연(서울), 장휘국(광주), 김병우(충북), 이청연(인천), 민병희(강원) 교육감 당선인 등 진보 교육감 당선인 5명은 이날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교육감 직선제 폐지 방안 등에 관한 견해를 밝혔다. 장휘국 당선인은 "축구 경기에서 지니까 앞으로 경기를 하지 말자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민주주의 발전 과정에서 교육감 선출제도가 변화, 발전해 왔는데 이제 와서 폐지하자는 것은 논리가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와 달리 보수 성향 교원단체와 교육계 인사들은 직선제 폐지에 찬성하고 있다. 한국교총은 교육감 직선제 폐지를 위한 헌법소원을 준비 중이다. 이들은 '교육감 선거 무용론'을 내세웠다. 이번 부산시교육감 선거에서도 드러났듯 후보 난립으로 가뜩이나 무관심한 교육감 선거가 유권자에게 더 멀어져 선거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