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10일 타결됨에 따라 지역 경제계의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부산지역본부에 따르면 부산시의 2013년 대중 수출 실적은 24억42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3% 늘어났다. 지역경제계는 제1 교역국인 중국과의 FTA가 타결되면서 중국 수출이 늘고 중국 및 제3국 기업으로부터의 투자 유치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부산·경남지역에서 중국 수출 물량이 많은 철강업종은 중국의 저가 공세에 더욱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의 주력업종인 신발산업은 한중 FTA로 큰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 단, 부산 신발산업의 기술혁신 브랜드개발 기업규모 확대 등을 통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울산의 주력 수출품인 정유화학업종은 중국이 국산 석유화학제품의 최대 수출처인 만큼 한중 FTA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생산된 석유제품의 18%, 석유화학제품의 45%가 중국으로 갈 만큼 중국 의존도가 높다. 자동차는 양국 모두의 양허대상에서 제외돼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조선업계도 FTA의 영향권 밖에 있다. 지역 중소기업은 고전이 예상된다. 특히 내수업체는 중국 제조업체의 한국 시장 잠식으로 환경이 열악해질 전망이다.

부산상공회의소는 한중FTA 협상 타결로 부문별로 산재해 있는 경제정책계획을 부산시가 총괄적으로 수립하고 수출 확대를 위해 해외마케팅지원 예산을 대폭 증액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부산상공회의소 홍무곤 조사연구팀장은 "한중 FTA 타결에 따른 관세 인하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하지만 지역 중소기업이 영세한 만큼 중국기업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한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FTA의 실질적 타결을 선언했다. 양국 정부는 연내 세부 협상을 마무리한 뒤 내년 초 관계장관 정식서명을 거쳐 FTA를 발효하기로 했다. 상품의 경우 품목 수 기준 90% 이상을 개방하기로 했는데 중국은 품목 수 91%, 수입액 85%(1371억 달러)를, 한국은 품목 수 92%, 수입액 91%(736억 달러)를 각각 20년 내에 관세철폐하기로 했다. 쌀은 FTA에서 제외하기로 했으며, 고추와 마늘 양파 등 주요 양념채소류와 쇠고기 돼지고기 사과 배 등 총 610여개 품목이 양허제외됐다.

베이징=손균근·이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