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사분계선 440m나 넘어와 매설

- 軍 작년 말부터 징후 알고도 당해

경기도 파주 인근 비무장지대(DMZ)에서 지난 4일 폭발물이 터져 부사관 2명이 크게 다친 사고는 북한이 살상 의도로 매설한 '목함지뢰' 때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 군은 이번 사고를 북한군의 'DMZ 지뢰 도발 사건'으로 규정하며 북한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도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규탄하고 나섰다.

북한의 지뢰 도발이 확인됨에 따라 가뜩이나 경색된 남북관계가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지난해 말부터 DMZ 내에서 지뢰를 매설하는 징후가 포착됐는데도 이에 대비하지 못한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차원의 지휘조치 판단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는 DMZ 폭발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합동조사단 조사 결과 사고 현장에서 수거한 폭발 잔해물이 북한군의 목함지뢰와 일치한 것으로 분석했다고 10일 발표했다. 군은 북한군이 DMZ 안의 군사분계선(MDL)을 440m나 남쪽으로 넘어와 목함지뢰를 매설했다고 설명했다. 목함지뢰는 소나무로 만든 상자에 폭약과 기폭장치를 넣어 만든 일종의 대인지뢰로, 살상 반경은 최대 2m에 이른다.

현장 조사를 벌인 합동조사단의 안영호 단장(준장)은 "폭발물은 북한군이 사용하는 목함지뢰가 확실하다"며 "우리 작전병력을 해칠 목적으로 적이 의도적으로 지뢰를 매설한 것"이라고 밝혔다.

목함지뢰 매설 시기는 해당 지역에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150㎜ 호우가 내렸고, 북한군 GP(감시 초소) 병력이 같은 달 25일 교대한 것으로 미뤄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1일 사이일 가능성이 크다고 군은 추정했다. DMZ에서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에 의한 사고는 1966~1967년 드러난 것만 여섯 차례 있었으며 이번 사고는 48년 만에 발생했다. 목함지뢰는 지난 4일 오전 7시35분과 40분에 GP 인근 추진철책의 통문 하단 북쪽 40㎝(1차), 남쪽 25㎝(2차) 지점에서 각각 폭발했다.

합참은 이날 대북 성명에서 북한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우리 군은 수차례 경고한 대로 북한이 자신들의 도발에 응당하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군 당국은 응징 차원에서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이번 목함지뢰가 매설된 파주 1사단과 중부 지역 등 2곳에서 시행했다.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도 "한국 국방부 및 합참과 조사 결과를 공유했다"며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을 규탄하며 북한군에 장성급 회담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