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25일 극적 합의를 이룬 판문점 고위급 접촉에서 관계 개선을 위한 당국 회담의 정례화 및 체계화에 공감함에 따라 2010년 천안함 폭침사건에 따른 대북 제재인 '5·24조치'와 2008년 우리 관광객 피살사건 이후 중단된 금강산 관광에 대한 족쇄도 풀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 공동보도문'은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당국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이른 시일 내에 개최해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한다는 내용을 첫 번째 합의사항으로 내세웠다. 일단 통일부 당국자는 "5·24대북 제재 조치에 대한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양측 모두 이 부분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향후 당국자 간 회의가 진행되면서 이 부분에 대한 논의도 진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금까지 '사과'에 극도의 거부감을 보여온 북한이 이번 고위급 협상을 계기로 '유감 표명'이라는 물꼬를 텄기 때문이다.

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련해서는 이번 접촉에서 북한 측이 거론했으나, 우리 측은 "지뢰 도발 건과 다른 문제를 엮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논의를 거부했다고 통일부가 밝혔다. 그러나 금강산 관광사업권자인 현대아산은 이번 협상타결로 대북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였다. 남북 합의문에 '다양한 분야에서의 민간교류 활성화'도 포함됐다. 이번에 남북이 합의한 사안들이 원활하게 추진되면 7년째 중단된 금강산 관광사업 재개 가능성도 한층 커질 수 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이날 "회담 결과에 대해 환영한다"며 "관광과 관련해서는 아직 말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북측에서도 금강산관광 재개를 희망하고 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금강산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경제 발전을 이뤄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방북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친서를 통해 "사업에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언급한 바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