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의 타협으로 첫 고비를 넘은 노동 개혁 문제가 19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여야는 대타협 하루만인 14일 노사정의 잠정합의안을 놓고 뚜렷한 대치 전선을 형성, 국회 입법과정에서의 '험로'를 예고했다.

새누리당과 고용노동부는 이날 당정협의를 갖고 16일 의원총회를 거쳐 5개 노동개혁 관련 법안을 의원 입법으로 당론 발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당정협의에서 "개혁 결과에 대해 내년 4월 총선에서 국민의 평가를 받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당 지도부도 속도전 방침을 분명히 했다. 김무성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핵심쟁점이었던 임금피크제와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 저성과자 해고 등은 장년층의 고용을 보장하면서 동시에 청년들의 일자리를 열어주고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방안인 만큼 신속한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김 대표는 야당을 겨냥해 "노동개혁은 정쟁이나 흥정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경 대응 기조를 분명히 했다.

당 노동시장선진화 특별위원회(노동특위) 위원장인 이인제 최고위원도 "이번 합의를 기초로 정기국회에서 개혁 입법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여야 동수인 국회 환노위에서의 '입법 전쟁'에 대비한 전력도 보강할 방침이다. 이완구 전 총리가 사실상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노동 전문성을 갖춘 의원을 대신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여당의 '속도전'에 맞서 새정치민주연합은 노사정 합의안에 대한 혹평을 쏟아내며 여론전에 돌입했다. 특히 야당은 입법 과정에서 대폭 손질도 예고했다.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삶의 안정과 고용의 질을 '상향평준화'가 아니라 '하향평준화' 하는 합의안이라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 있다"며 "어제 잠정합의로 노동시장 구조개편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제 시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