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위 사진)가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여야 원내대표 회동 결과를 논의하는 동안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종걸 원내대표도 같은 시간 열린 의원총회에서 여야 회동 결과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29일 여야 쟁점인 '원샷법'(기업활력제고특별법) 처리를 놓고 혼선을 빚다 선거구획정을 위한 공직선거법과 일괄 처리한다는 원래의 입장으로 되돌아갔다. 지난 23일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29일 원샷법과 북한인권법 처리'가 수포로 끝난 것이다.

원샷법 처리 무산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개입했다. 김 위원장은 원샷법에 대한 의원들의 반대론이 쏟아지자 처리 불가로 돌아섰다. 원샷법 자체가 경제민주화에 반하는 법이라는 자신의 생각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더민주가 원샷법을 '재벌특혜법'이라고 반대해온 상황에서 새누리당으로부터 아무런 반대급부도 없이 법안 처리에 동의한다면 경제민주화를 총선의 최대 화두로 꺼낸 김 위원장의 입장과 배치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기식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김종인 위원장이 경제민주화를 총선의 최대 화두로 삼으려고 하는 상황에서 원샷법을 처리해주면 우리가 어떻게 경제민주화를 주장할 수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박영선 의원도 원샷법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왜 이런 법안을 통과시키려 하느냐"고 항의했다고 한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원내 사령탑으로서 협상력이 또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원샷법을 먼저 처리한 뒤 선거구획정에 필요한 '2+2' 선거법 협상을 하려 했으나 동료 의원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거부됐기 때문이다.

이 원내대표는 원샷법을 일단 처리하면 새누리당이 새로 취임한 김 위원장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서라도 선거법 합의를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내대표는 "(새누리당과) 약속을 못지킨 부분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선거법 처리를 유도하기 위해 원샷법과 북한인권법을 먼저 처리하기로 한 데 대해 의원들은 빨랐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더민주는 이날 오후 2시20분께 의총을 개최했지만 다수가 원샷법이 재벌특혜법이라고 비판하고 나서는 바람에 순탄치 않은 하루를 예고했다.

오후 6시35분께 두 번째 의총장에 들어선 김 위원장은 "(원샷법을 처리하면 새누리당이) 선거법에 파견법을 또 연계시켜 처리 안해줄텐데 뻔한 속셈에 왜 말려드느냐"며 강경한 태도로 원샷법과 선거법의 일괄타결론을 주도했다. 김 위원장은 오후 7시30분께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법과 원샷법의 일괄타결을 역제안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