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명하게 엇갈린 20대 총선 성적표를 받아든 부산 여야는 새 출발과 반성을 다짐하며 저마다 "시민 속으로"를 외쳤다.

부산진갑(김영춘) 북·강서갑(전재수) 사하갑(최인호) 연제(김해영) 남을(박재호) 등 5석을 획득하며 역대 최고의 성적을 올린 더불어민주당은 가칭 '부산부활추진본부' 출범을 가장 먼저 선언했다. 더민주 당선인 5명을 비롯한 총선 후보들과 선거대책위원들은 14일 오전 부산 중앙공원 충혼탑과 민주공원 4·19혁명 희생자 위령탑을 참배하고 더 낮은 자세로 시민을 섬길 것을 약속했다.

더민주는 이 자리에서 '부산시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이번 총선의 결과는 위대한 부산시민의 승리"라며 "반드시 부산 발전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또 "시민께서 보여주신 뜻은 새누리당 20년 독점 탓에 추락할 대로 추락한 부산을 부활시키라는 엄중한 요청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선인 5명은 이런 시민들의 요구를 받들어 침체된 부산을 되살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더민주는 특히 "부산 부활의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짜고 실천하기 위해 부산부활추진본부를 구성하겠다"며 "추진본부의 첫 번째 과제는 바로 가덕신공항 건립을 관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텃밭 부산에서 6석을 잃으며 민심의 호된 질책을 받은 새누리당은 "그동안 시민의 생각과 동떨어진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라며 자성했다. 새누리당 당선인과 낙선인은 이날 오후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민의 준엄한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초심으로 돌아가 분골쇄신하겠다"고 했다. 기자회견에는 김정훈(남갑) 조경태(사하을) 유재중(수영) 이헌승(부산진을) 하태경(해운대갑) 당선인과 박민식(북·강서갑) 김희정(연제) 낙선인 등 7명이 참석했다.

새누리당 부산 후보들은 "총선을 치르면서 시민을 우리 편으로 끌어들일 것이 아니라, 우리가 시민의 편이 돼야 한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며 "앞으로는 더 많은 소통과 실천으로 시민의 편에 서서 일하겠다"고 사과했다. 완전히 새롭게 태어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새누리당은 "시민이 매섭게 내리친 회초리의 의미를 되새기고 모든 사고와 행동을 바꾸겠다"며 "당선인과 낙선인 모두가 함께 힘을 합쳐 부산 발전에 헌신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민주 당선인들에게 축하 인사도 건넸다. 새누리당은 "새로 국회에 입성하게 될 더민주 부산 당선인들을 축하하며, 선의의 경쟁과 협력을 당부한다"고 했다.

지역구에서 낙선한 새누리당 박민식(북·강서갑) 시당위원장은 "모두가 최선을 다했기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모든 질책은 제가 달게 받겠다"며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시당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 낮은 곳에서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권혁범 기자 pear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