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36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각 당 대표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황교안(왼쪽 첫 번째) 국무총리는 따라 부르지 않았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야당 인사들 태극기 들고 불러
- "다음엔 지정곡…법제화 약속"
- 박 대통령은 3년째 행사 불참

18일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6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여야 대표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따라 불렀다.
<ㅗ12>이날 기념식의 마지막 순서인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 때 여야 할 것 없이 참석자 대부분이 태극기를 흔들며 함께 노래를 불렀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비롯해 국민의당 안철수, 천정배 공동대표,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는 각각 일어서서 오른팔로 태극기를 흔들며 노래를 불렀고,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도 태극기를 든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함께 불렀다.

정의화 국회의장, 이석현 국회부의장,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 등도 불렀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태극기를 왼손에 들고 오른손 주먹을 흔들며 노래를 불렀다.

정부 대표로 참석한 황교안 국무총리와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은 노래를 따라부르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취임 첫해인 2013년 5·18 기념식에 참석한 이후 3년째 불참이다.

황 총리는 기념사를 통해 "각계각층이 갈등과 대립이 아니라 소통과 공유, 화해와 협력을 통해 희망찬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며 "민주화를 위해 하나가 되었던 5·18 정신을 대화합의 에너지로 승화시켜 더욱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이루어 나가자"고 말했다.

하지만 호남 민심잡기 경쟁에 나선 야권 지도부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불허한 정부에 대한 성토를 쏟아냈다.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는 "오늘은 당당하게 부르고, 다음에 저희가 (집권해서) 지정곡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 대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은 사회통합을 위해 제창돼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 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어떠한 경우에도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법제화를 약속대로 하겠다"며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의 해임 촉구 결의안을 더민주와 공조해 발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의당 심 대표와 노 원내대표는 '임을 위한 행진곡 지정하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행사에 참석했다.

박 보훈처장은 5·18 유족의 반발 속에 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쫓기듯 행사장을 떠났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