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3년 정전협정 체결 후 처음

우리 군은 10일 한강하구 수역에서 이뤄지는 중국어선의 불법 조업을 단속하기 위해 '민정경찰'(Military Police)을 투입해 퇴거작전에 돌입했다. 군과 해경, 유엔사령부가 제3국의 민간 어선 퇴치를 위한 공동작전을 펼친 것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처음이다.

10일 한강하구 중립수역에서 우리 군과 해경, 유엔군사령부가 불법조업을 하고 있는 중국어선 퇴치를 위한 공동작전을 벌이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한강하구 수역은 경기도 파주 오두산 부근 군사분계선(MDL)이 끝나는 곳에서 강화군 불음도 인근 서해 NLL(북방한계선)이 시작되는 곳에 이르는 수역이다. 김포반도와 강화도, 교동도의 북쪽 연안과 접한다. 이곳은 DMZ와 같이 유엔군사령부가 관할하는 '중립수역'으로, 정전협정 부속합의서에 따르면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의 승인을 받지 않은 선박은 운항할 수 없다.

그러나 중국어선은 불음도 인근 한강하구 중립수역 일대에서 조업을 해왔고, 지난해 120여 회, 올해 5월에는 520여 회로 횟수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1회에 30척이 떼로 몰려다니며 범게와 꽃게, 숭어 등 어족이 풍부한 시기마다 진입해 치어 등 어족자원을 싹쓸이하고 있다. 이날도 한강하구에서는 10여 척의 중국어선이 불법조업 중이었으며 이날 진행한 퇴거작전 과정에서 중국어선이 조업을 중단하고 북측 연안으로 도주했다고 합동참모본부(합참)는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내일 만조가 되면 작전을 다시 시작할 것이며 한강하구 중립수역에서 중국 선박이 철수할 때까지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한강하구 수역이 수십 년간 출입하지 않았던 구역이어서 중국어선 단속 과정에서 자칫 남북 간 우발적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민정경찰 운용과 관련한 내용을 담은 유엔사 군정위 명의의 대북 전화통지문을 지난 8일 북측에 사전 통보했다. 중국 측에도 같은 날 민정경찰 운용과 퇴거작전을 통보했다고 정부는 밝혔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