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거액의 지방채를 발행하면서도 매년 불용예산이 수백억 원 증가하는 등 재정을 방만하게 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부산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김쌍우(기장군2) 의원이 26일 제시한 추가경정예산 심사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시의 예산 불용액은 2011년 685억 원, 2012년 482억 원, 2013년 738억 원, 2014년 834억 원, 2015년 1444억 원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연평균 837억 원에 달한다. 김 의원은 이처럼 시의 불용액이 증가하는 이유로 '부실한 사업 집행'을 꼽았다. 김 의원이 집계한 2015년 시의 원인별 불용액은 '계획 변경 등 집행 사유 미발생'으로 인한 것이 532억 원으로 가장 많고, 이는 2014년(56억 원)에 견줘 무려 9.5배나 늘어난 수치다.

김 의원은 "제대로 된 계획도 없이 예산만 편성해놓고 아예 집행하지 않는 탓에 불용액이 급증했다"며 "다른 사업에 투자될 돈이 불용 처리되면서 지방채 발행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지방채 이자 상환을 위한 예산조차 불용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율 변동 등에 맞춰 제때 예산을 정밀하게 계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시의 지방채 이자 상환 예산 중 불용액은 2013년 75억 원, 2014년 112억 원, 2015년 130억 원으로 최근 3년 평균 106억 원이다.

권혁범 기자 pear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