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與 "연석회의 형태 청문회 수용"
- 野 "2000년엔 106일 지나 의결"
- 시간 없다는 정부·與 주장 반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여야의 '정치 싸움'으로 추가경정예산이 무산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 거센 역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추경이 무산되면 최대 7만3000개의 일자리와 0.318%포인트의 성장률 상승효과가 사라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광림(왼쪽) 새누리당 정책위의장과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24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2017년도 예산안 최종 당정협의'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24일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총 11조 원 규모의 이번 추경이 올 3분기에 모두 집행될 경우 올해와 내년 각각 최고 2만7000명과 4만6000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경제성장률도 올해와 내년 각각 0.129%포인트와 0.189%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반대로 추경이 무산되면 이 같은 효과가 모두 사라지는 셈이다. 추경안이 뒤늦게 처리돼도 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추경이 올해 3분기에 다 집행되지 못하고 3분기와 4분기에 절반씩 집행될 경우 올해와 내년 고용창출 효과는 6만9000개로 줄어든다. 성장률 제고 효과도 0.303%포인트로 낮아진다.

그러나 여야는 상대의 양보를 추경안 처리의 조건으로 내걸고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새누리당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당정협의에서 추경과 연계된 조선·해운 구조조정 청문회를 국회 기재위와 정무위 연석회의 형태로 열자는 더불어민주당의 주장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청문회 개최 방식을 양보할 테니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을 청문회에 부르자는 야당도 양보하라는 압박이다.

반면 더민주는 '최경환·안종범·홍기택' 증인채택이 받아들여져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추경 심사를 재가동한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증인 없는 청문회는 피고 없이 재판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는 "2000년 한나라당은 6월 28일에 제출한 추경안을 본예산 제출 이후인 10월 13일, 무려 106일이 지난 후에야 의결해줬다"며 '시간이 없다'는 정부·여당의 주장도 반박했다.

여전히 막판 합의 가능성은 나오고 있다. 헌정사상 한 번도 국회에 제출된 추경이 무산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정치적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증인 논의와 예결위를 병행하면서 나중에 증인 협상을 일괄 타결한 뒤 추경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타협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