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정의당 노회찬(경남 창원성산) 의원은 황교안 총리에게 "왜 스스로 형량을 높이냐. 이 사건이 '황교안 게이트'냐"고 꼬집었다.

	국회방송 캡처.

노 의원은 질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정치를 시작한 이래 가장 부끄러운 심정으로 올랐다. 정치한다는 게 이렇게 참담한 적이 없었다. 그래도 몇 가지 희망을 가지자는 뜻으로 질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다음은 노 의원과 황 총리의 질의응답 요지다.

노 의원 : 총리께서는 대통령을 마지막으로 만난 게 언제냐

총리 : 열흘 정도 된 것 같다.

노 의원 : 정확히 언제 어디 자리에서 만났나

총리 : 자세하게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노 의원 : 국회에서 대통령과 총리의 만남을 아는 게 적절치 않다는 뜻이냐.

총리 : 필요한 만큼 소통하고 있다.

노 의원 : 대통령이 국무회의에 언제 참석했나

총리 : 한 달 정도 된 것 같다

노 의원 : 대통령이 안보여서 하는 말이다. 전화통화 얼마 전에 했나. 국무총리 경제부총리 지명할 때 대통령과 의견을 나눴나.

총리 : 의견을 나눴다.

노 의원 : 그게 언제입니까.

총리 : 지명되기 훨씬 전이다.

노 의원 : 얼마전 청와대 비서관이 국회에서 대통령과 총리가 공식적으로 의견을 나눈 게 없다고 보고했는데 알고 있나

총리 : 비서관은 대통령과 총리가 나눈 이야기를 잘 모른다.

노 의원 : 내일 전국에서 촛불집회 열리는데 소회가 어떻나

총리 : 그런 상황 이르게 된 것이 안타깝다. 송구스럽다

노 의원 : 집회 현장에 나가볼 의향 없냐

총리 : 참고하겠다.

노 의원 : 국민이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데 어떻게 생각하나

총리 : 국정은 중단돼서는 안 된다고 본다

노 의원 : 하야할 의향이 없다고 이해하면 되나

총리 : 국정은 중단돼서는 안 된다.

노 의원 : 대통령이 하야하면 총리는 이를 말릴 생각이 있나

총리 : 총리로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

노 의원 : 국민들이 "이게 나라냐"고 말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총리 : 송구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나라가 흔들리지 않도록 경제가 위축되지 않도록 정부 공무원과 함께 해나가겠다.

노 의원 :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후보시절 헌법이 명시한 총리의 각료제청권을 지키겠다고 했는데 알고 있나. 이 약속 지켜졌나.

총리 : 내가 경험한 바로는 지켜졌다고 보고 있다.

노 의원 : 대통령이 지난 8일 국회 방문서 국회가 총리를 추천해달라고 했다. 2012년 후보 시절 공약한 것 반복한 것 아니냐

총리 : 그 때와 똑같다는 말을 하기 어렵다. 지금 시점에서 판단해야 한다.

노 의원 : 대통령의 말은 헌법에 보장된 총리의 권한을 보장하겠다는 것인데. 이미 시행하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란 말인가.

총리 : 실질적인 것을 부여하겠다는 말씀이시다.

노 의원 : 황 총리에게는 보장하지 않았으나 새 총리에게 부여하겠다면 그 차이는 무엇인가

총리 : 정상적인 범위를 벗어나 권한을 총리하게 부여하겠다는 의미로 받아 들인다.

노 의원 :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총리 : 총리는 통상 내각을 통솔한다. 대통령의 권한 일부를 총리에게 위임하겠다는 뜻으로 안다.

노 의원 : 일부 언론에서 새총리에게 대통령 권한을 부여한다고 보도했는데. 그렇다면 대통령이 한 얼굴로 두 가지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새 내각에 권한을 주겠다고 해놓고선 군사협정처럼 한 편으로는 자기식으로 권한을 행사한다..

총리 : 국정은 중단돼서는 안 된다.

노 의원 : 박근혜식 국정을 계속하겠다는 뜻이죠. 대통령은 20만 명이 모여도 마이동풍이다.

총리 : 대통령은 진정성을 담아 말씀하고 있다.

노 의원 : 박승주 국민안전처 내정자는 누가 추천했냐. 대통령과 의견을 나눴나.

총리 : 의견을 들었다.

노 의원 : 신뢰가 떨어진다. 새빨간 거짓말이다.

총리 : 그런 말씀하지 마세요.

노 의원 : 오늘 아침 보도를 보면 차은택이 김종덕 김상문 인사를 최순실에 청탁했다고 한다. 최순실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들어준다. 대한민국에서는 최순실만이 제대로된 제청권을 행사했다. 실세 총리가 있었다면 그건 최순실이다. 나머지는 껍데기다. 이를 늦게 알았다면 '지단'이다. 현 시국의 책임이 대통령이 크냐 총리가 크냐

총리 : 총리가 더 크다고 본다

노 의원 : 그럼 이 사건이 '황교안 게이트'냐. 왜 스스로 누명을 뒤집어 쓰나.

총리 : 국정을 잘 보좌해야 했으나 그러지 못해 송구스럽다.

노 의원 : 오늘의 사태는 대통령 주변에 직언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총리 : (노 의원이) 잘못 알고 있다.

노 의원 : 왜 스스로 형량을 높이나. 대통령은 민의를 받아들여 2선 후퇴해야 한다. 질서 있는 퇴진프로그램이 도입돼야 한다. 과도중립내각을 출범해야 한다. 특검도 가동돼 대통령은 수사받아야 한다. 과도중립내각은 4월 조기 대선을 마무리하면서 그 임무를 마쳐야 한다. 대통령 더 오래남아 있을 수 있을수록 더 힘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