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국회 긴급현안질문에서 열띤 공방을 벌인 황교안 국무총리와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과거 인연이 주목받고 있다.

국회방송 캡쳐

노 의원의 날선 질문에 황 총리는 시종일관 정제된 발언으로 한결 같은 모습을 보였다.

"국민이 대통령 하야를 요구한다"는 노 의원의 질문에 황 총리는 "국정이 중단돼선 안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에 답답한 표정의 노 의원이 "대통령이 하야하면 총리는 말릴 생각이 있냐"고 묻자 " 총리로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애두른 답변이 돌아왔다.

72회 경기고 동창(1976년 졸업) 사이인 두 사람의 상반된 40년 행보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노동운동가·진보정치인의 삶을 살아온 노 의원과 공안통 검사 출신으로 줄곧 공직생활을 해 온 황 총리는 고교 시절부터 정반대의 길을 걸어왔다.

경기고 동창인 강석진 전 서울신문 편집국장에 따르면 노 의원은 고교 1학년 때부터 반 유신체제 유인물을 뿌리고 다녔다.

1974년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사건 때는 직접 유인물을 만들고, 규탄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노 의원은 2013년 '삼성 X-파일'을 폭로해 의원직을 잃기도 했지만, 20대 총선에서 국회에 재입성해 대표 진보정치인으로 자리매김했다.

반면 황 총리는 고교 시절 학도호국단(정부가 반공·자주국방·총력안보를 내세우며 만든 학생회 조직) 연대장으로 완장을 차고 학생들을 선도하는 데 앞장섰다.

신중한 언행에 리더십이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은 황 총리는 사법고시 합격 후 공안 검사로 성공 가도를 달려왔다.

박근혜 정부 들어선 법무부 장관에 이어 국무총리까지 역임하며 대통령의 신임을 받아왔다.

두 사람의 엇갈린 행보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 결과와 여론에 따라 또 다른 갈림길에 설 것으로 보인다.

측근 수사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검찰은 대통령을 향해 수사망을 좁혀오는 양상이다.

12일 광화문광장 촛불집회에는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시민 50만 명이 집결할 예정이다. 박장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