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직자, 민간인에 청탁도 징계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이 법 시행 100여 일 만에 수술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성영훈 국민권익위원장은 11일 정부 업무보고에 앞서 연 사전 브리핑에서 "'3·5·10 규정' 가액 한도 규정이 절대 불변의 진리가 아니다"며 "경제·사회적인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말해 시행령 개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소비가 위축되고 농축수산·화훼업·유통업 등이 타격을 받으면서 권익위도 '법이나 시행령 개정은 없다'던 그간의 입장을 개정 검토 쪽으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성 위원장은 "일부 업종의 매출 감소 등을 이유로 음식물, 선물, 경조사비 가액의 한도를 상향해 달라는 제도적 보완 요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권익위는 관계부처와 협업해 법 시행 이후 사회·경제적 영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변화되는 상황에 함께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5일 청탁금지법 시행령 수정 검토를 지시했고, 기획재정부와 농림축산식품부 역시 시행령 수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청탁금지법 시행령 상의 '3만·5만·10만 원(음식물·선물·경조사비 상한선)' 규제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5·10·10' 혹은 '10·10·10'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성 위원장은 그러나 "청탁금지법과 경제지표 사이에 어느 정도의 인과 관계가 있는지, 가액 한도를 올리면 내수가 회복되는지에 대한 확실한 예측이 없다"며 "경제부처 실태 조사에서 이런 부분들에 대한 꼼꼼한 검토가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해 법 개정에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한편 권익위는 이날 황 권한대행에게 한 '2017년 업무보고'를 통해 공직자가 민간인에게 청탁해도 부정청탁으로 규정해 징계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