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병수 시장 개헌전도사 변신
- 탈박 행보로 독자 생존 모색

- 홍준표 지사 보수 대표 자임
- 대선주자로 입지 강화 나서

- 김기현 시장 비박서 친박으로
- 지방선거 대비 경쟁우위 선점

조기 대선 정국에서 자유한국당 소속 부산 울산 경남 시장·도지사의 '3색 행보'가 눈에 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지방분권 개헌 전도사로 깜짝 변신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성완종 리스트' 무죄 판결 이후 '페이스북 정치'를 통한 '정통 보수' 행보를 재개했다.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되던 김기현 울산시장은 친박(친박근혜)계로 '변신'하는 모습이다. 이번 대선과 그 이후까지 염두에 둔 정치적 포석이다.

영호남시도지사협력회의 의장을 맡은 서 시장은 20일 국회를 방문해 정세균 국회의장, 여야 원내대표와 면담을 하고 '지방분권 개헌촉구 결의문'을 전달한다.

서 시장이 지방분권 개헌을 들고 탈박(탈박근혜) 행보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읽힌다. 친박계 핵심인 서 시장은 탄핵 사태를 맞은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이 무너지면서 정치적 보호막을 상실했다. 차기 지방선거에 대비해 독자 생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대선의 쟁점이 되는 개헌을 활로로 삼은 것이다. 정치적 책임은 없는 대신 여론 전파력은 큰 개헌 이슈의 특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남은 자신의 임기 중 시민에게 각인될 시정 성과를 내기 어려운 사정도 개헌 전도사로 방향을 바꾼 배경으로 풀이된다.

홍 지사는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유럽, 남미 등 전 세계적으로 좌파가 몰락하고 있는데 유독 한국에서만 좌파가 득세하고 있다. 우리의 지향점은 '우파 열린 민족주의'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8일에는 "적벽대전을 앞둔 제갈량이 주유에게 '만사구비지흠동풍'(萬事俱備只欠東風·만사를 두루 갖췄으나 동풍이 부족하다)이라고 했다. (항소심) 무죄 판결이 동풍이 됐으면 한다"며 자신의 '성완종 리스트' 연루 무죄 판결에 의미를 부여했다. 보수 대표 정치인의 이미지를 확보해 조기 대선 정국과 포스트 대선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김 시장은 최근 박 대통령을 옹호하거나 헌법재판소의 조기 탄핵 결정을 요구하는 야3당을 비판하는 입장을 잇달아 내놓았다. 탄핵 국면에서도 친박계가 울산의 주류 세력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내 입지를 넓혀 조기 대선 정국과 다음 지방선거 때 당내 시장 후보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박태우 정옥재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