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면 위 10m까지 올리고 중단
- 선미 램프부분 밤샘 절단 작업
- 반잠수식 선박에 거치 못할 땐
- 다음 소조기로 넘어갈 가능성

- 이름 'SEWOL' 지워지고 부식
- 지난 3년 세월의 흔적 느껴져

23일 수면 위로 떠오른 세월호의 선체 인양 작업이 뜻밖의 암초를 만나면서 이번 소조기 내 인양 계획이 불투명해졌다. 세월호의 선체 일부가 잭킹바지선과 접촉하는 문제로 인양 작업이 지연되고 있는 탓이다.

	23일 오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인양 수역에서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가족들이 선박을 이용해 인양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철조 해양수산부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은 23일 밤 10시 진도군청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어 "세월호의 좌현 선미 램프 부분이 열린 상태로 발견돼 오후 8시부터 잠수사들이 투입돼 램프 절단 작업 중이다. 세월호 절단 작업이 24일 오전까지 끝나지 않으면 추가 진행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램프는 선박에 자동차 등이 드나드는 다리와 같은 개폐형 구조물이다. 이 램프를 제거하지 못하면 인근에 대기 중인 반잠수식 선박에 세월호를 싣지 못하게 된다. 세월호는 이날 밤 10시 현재 수면 위 10m까지 들어 올린 상황이다.

램프 제거 작업이 24일 오전까지 마무리되고, 세월호가 반잠수식 선박에 24일 자정 전까지 거치된다면 이번 소조기에도 인양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인양 작업은 다음 소조기까지 미뤄질 수밖에 없다

해수부는 애초 이날 오전 11시까지 선체를 해저 면으로부터 35m, 수면 위 13m까지 끌어올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선체가 물 밖으로 2.4m 부상해 목표치의 10.6m를 남겨둔 상황에서 부양 작업은 일시 중단됐다. 해수부 측은 "세월호가 물 위로 올라오는 과정에서 선체 자세가 변동됨에 따라 재킹바지선 와이어와 세월호 선체 간 간섭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세월호 선체의 자세를 조정하면서 접촉을 최소화하려고 환풍구 등 지장물을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좌현의 선미 램프의 잠금장치가 파손돼 램프가 개방된 사실을 확인했다.

작업이 지체되면서 현장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상황실에서 인양 현장과 쉴 틈 없이 주고받는 무전이 긴급한 상황임을 짐작하게 했다. 열악한 환경에서 24시간 작업이 진행되면서 현장 인력들의 피로도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업 현장엔 최대치인 450명가량이 투입됐다.

인양 작업이 지연되면서 이번 소조기가 끝나는 24일까지 세월호 선체를 반잠수식 선박에 거치하는 작업을 마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수면 위 13m 인양이 마무리되면 해수부는 고박을 더 단단히 하는 2차 고박을 진행하고 잭킹바지선의 8개 앵커링을 해체해 반잠수식 선박으로 세월호를 이동시키는 과정이 남았다.

앞서 이날 새벽 4시47분 떠오른 세월호는 한눈에 봐도 녹이 심하게 슬어 있었다. 원래 선체에 있던 'SEWOL'(세월)이라는 글씨는 보이지 않았고, 여기저기 부식되고 긁힌 흔적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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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해수부 공동취재단·정유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