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文, 5+5 긴급안보비상회의 제안
- "北 핵도발 계속땐 사드 불가피"

- 安, 사드 반대 당론 변경 선언
- "정치권 국민 불안케 해선 안돼"

5·9 대선을 20여 일 남겨둔 상황에서 '안풍(안보 변수)'이 휘몰아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선 판세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11일 서로 안보 위기 상황을 돌파할 적임자라며 맞섰다. 안풍이 중도·보수층에서 특히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른바 외연 확장을 위한 안보 경쟁의 막이 올랐다는 분석이다.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호의 재출동과 북한의 태양절(4월 15일) 추가 도발 가능성 등이 겹치면서 '4월 한반도 위기설'이 SNS를 통해 확산되는 데 대해 정부는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지만, 대선 후보들은 '안풍'이 중대 변수가 될 수 있다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 후보는 이날 한반도 위기 상황과 관련해 국회의장이 주재하고 5당 대표와 대선 후보가 참여하는 '5+5 긴급안보비상회의' 개최를 공개 제안했다.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로서 국가 안보 위기에 대해 정파를 떠나 공동 대처해야 한다는 제안을 주도하는 모습을 통해 자신의 안보관에 대해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는 중도·보수층을 향해 확고한 안보 의지를 보여주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이다.

문 후보는 경남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남 비전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핵 도발을 계속하고 고도화해나간다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불가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드 배치는 차기 정권이 결정할 문제이고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에서 변화를 보인 것이다.

문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나의 모든 것을 걸고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겠다"며 "문재인은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통령, 미국이 가장 신뢰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에 맞서 '사드 배치 반대' 당론을 '찬성' 쪽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안 후보가 중도·보수층의 지지를 굳히기 위해 '안보는 보수'라는 색채를 분명히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 후보는 이날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핵 문제야말로 한국 안보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동맹국인 미국과 공조해야 한다고 중국을 설득하겠다"면서 전통적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안 후보는 문 후보가 '5+5 긴급안보비상회의' 개최를 제안한 데 대해 "정치권은 국민을 불안하게 해서는 안 된다. 신중하게 대처할 때"라며 사실상 거부했다. 정치권이 실체가 불분명한 위기설에 편승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판단과 함께 '안풍'을 활용해 중도·보수층으로 외연을 확장하려는 문 후보의 의도에 말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손균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