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11일 공약 보따리를 들고 지지기반인 부산 울산 경남(PK)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문 후보는 생활밀착형·지역맞춤형 공약을 잇달아 선보이며 PK 표심을 파고들었다. 지난해 4·13 총선에서부터 꾸준히 지지세를 확장해온 부울경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추격을 저지하겠다는 포석이다.

문 후보는 이날 창원 컨벤션센터에서 '내 삶을 바꾸는 정권교체'를 슬로건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가계통신비 절감 8대 정책'과 경남 공약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통신비 절감 공약에는 ▷통신 기본료 폐지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폐지 ▷한중일 로밍요금 폐지 ▷어디서나 무료로 무선인터넷이 가능토록 하는 '와이파이 프리' 등이 포함됐다.

그는 이어 '동남권 경제혁신의 중심, 경남'을 주제로 별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문 후보는 사천 항공우주산업 특화단지의 생산성 고도화를 위한 인프라 조성 지원, 경남 항공산업국가산업단지 조성 지원 등을 약속했다.

문 후보는 "경남의 아들 문재인이 오늘 고향에 왔다"며 정서적 밀착감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거제는 피난민이었던 제 가족을 따뜻하게 품어 주셨다. 저는 거제에서 태어났고 거제의 바닷바람과 함께 자랐다"며 "창원 마산에서의 노동자 삶이 저를 성장시켰다. 항상 그리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잠든 땅도 이곳 경남이고, 제가 돌아와 묻힐 땅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60년 전 오늘 김주열 열사의 주검이 마산 앞바다에 떠올랐다"며 4·19 혁명을 상기시켰고, "부마 민주화 항쟁은 경남의 자부심"이라고 강조하며 PK가 '민주주의의 본산'임을 부각했다.

이어 문 후보는 울산상공회의소를 방문해 '울산 동북아 산업수도로의 재도약'을 주제로 원전과 석유화학단지의 안전성 확보, 지진대비 안전강화, 공공병원 건립과 도시외곽순환도로 조기 착공,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울산 비전'을 제시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1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차기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정책 관련 강연을 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11일 국책 연구소를 중소기업 전용 연구개발(R&D) 센터로 전환하고 유아 교육기관 교직원의 처우를 개선하겠다고 공약했다. 공정 성장과 교육 비전을 통해 차별화된 정책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 후보는 이날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2017 사립유치원 유아 교육자대회'에서 "대형 단설 유치원은 신설을 자제하고 사립유치원에 대해서는 독립 운영을 보장하며 시설 특성과 그에 따른 운영을 인정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유치원이 필요로 하는 교직원 인건비, 보조교사 지원, 교육과정 등을 확대 지원하겠다"며 "(유치원 교직원의) 8시간 근무를 명확히 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방과 후 활동반 지원 강화 ▷표준 유아 교육비 현실화 ▷교사 대비 유아 비율 하향 등도 제시했다.

안 후보는 앞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중소·벤처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공정거래위원회 기능 강화를 통한 재벌개혁을 다짐했다. 그는 "중소·벤처기업과 창업이 우리의 희망"이라며 "거기서 열심히 노력해 중견기업을 넘어 대기업이 될 때 양질의 일자리가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국책 연구소가 많지만, 대기업을 위해 일한다"면서 "그 고급인력을 중소기업 전용 R&D센터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재벌 개혁은 공정한 시장 개혁과 지배구조 개혁에 달렸다"면서 "공정위의 독립성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이날 "안 후보의 딸 설희 씨의 재산이 1억1200만 원이며, 주식이나 부동산은 소유하고 있지 않다"고 공개했다. 그는 "(안설희 씨는) 미국 국적을 보유한 사실이 전혀 없으며, 영주권 신청 사실도 없다"고 안 후보의 딸을 둘러싼 의혹을 해명했다. 박지원 대표는 안 후보의 딸 재산 공개 거부를 놓고 의혹을 제기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문재인 후보의 아들 취업 비리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손균근 기자 kksho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