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좀 남잖아요 어차피... 저희 한번 쳐다봐주세요."

최근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출연한 바른정당 장제원 의원이 이같이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

장 의원은 지난해 총선 때 부산 사상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국회에 재입성했다.

해당 총선 때 '보수 표밭'으로 불리는 부산에서 야당 의원 5명이 나왔다는 것 만큼이나, 무소속의 장 의원의 당선은 큰 주목을 받았다.

이후 새누리당으로 복당했지만 비선실세 국정농단으로 인한 탄핵 정국에서 그는 최순실 국조특위 위원이자 '당내 저격수'로 활동하며 유권자들에게 다시 한 차례 자신을 각인시켰다.

바른정당이 출범했을 때는 대변인직도 맡았으나, '고등래퍼'에 출연한 아들이 논란에 휩싸이자 대변인직에서 물러난 채 한동안 자중해왔다.

그런 장 의원이 '파파이스'에서 출연해 던진 호소는, 일견 농담이나 지나치게 가벼운 이야기로 들릴 수 있지만 관심을 끌었다.

사실상 '파파이스'의 방송 성향과 그 청취자나 패널 대부분은 진보 계열, 그것도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 쪽으로 치중돼있다.

이날 방송에서 장 의원은 자당 대선후보인 유승민 후보와 관련해 겪는 '내홍'을 두고 "송구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가 냉엄하다.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지지율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며 "솔직히 국회의원 선거는 3년 남았다. 그런데 당장 내년 지방선거는 이번 대선의 분위기가 크게 좌우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광역의회, 기초의회의 실질적인 일꾼인 지역 인재들 중에서도 돌아가겠다는 사람이 생기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국민의당 지지를 언급한 저희당 이종구 의원이 비록 문제가 될 소지가 있었다 하더라도, 곧장 '제명' '총질' 등 매도성 발언으로 분위기가 지나치게 격앙됐다"고 말했다.

유승민 후보를 향해서도 "당의 재정권, 인사권을 모두 넘겨드렸다"며 "다만 현실적으로 지역조직이 무너지는 데 대한 불안감은 분명히 있다. 정치에서 능력 만큼 중요한 게 사람의 마음을 사는 일인데, 그때 이종구 의원한테 전화라도 한통 해서 결기를 다줘졌다면 분위기가 수습될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가 농담 처럼 '지지' 이야기를 꺼내든 건 이 같은 속내를 풀어놓은 뒤의 일이었다.

장 의원은 "대한민국에서 생존할 수 있을 만큼 지지는 주셔야 보수도 바로 선다"며 "대한민국의 3가지 위기 경제, 안보, 공동체. 유 후보는 자타공인의 경제전문가이며, 토론회에서 보셨듯 자신의 공약을 정확히 이해하고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후보"라고 어필했다.

이어 대개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지지할 방청객들을 향해 "눈길 한번 더 주시라. 어차피 지지율이 좀 남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 민주당하고 바른정당하고 제대로 중도에서 경제 사회 분야 힘을 맞춰가고, 안보는 좀 다르니까 다투고 합의도 해가면서 제대로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 '과거의 과오'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솔직히 바른정당 아니었으면 탄핵 될 수 있었는지 반문한다. 그걸 반성으로 봐주십사 한다"고도 답했다.

패널로 출연한 한겨레 김보협 기자는 "이런 솔직한 사람 처음 본다. 사실 선거 때 모든 후보 쪽 인사는 가능성이 있든 없든 '우리 후보가 된다'고 말하지 이런 식으로 말하지는 않는다"며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