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비된 대통령'외친 文, 선거 전 싱크탱크 가동
- 각종 보고서 취합해 국정운영 방향·순서 결정

문재인(사진) 대통령이 지난 10일 취임하자마자 검찰 개혁,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 등 전광석화처럼 국정 과제를 쏟아내고 있다. 22일에는 4대강 사업 정책감사를 지시하는 등 매일 새로운 정책을 내놓으며 '준비된 대통령'의 면모를 부각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한 지 보름도 되지 않아 일자리 정책, 적폐 청산, 검찰 및 재벌 개혁 과제 구현을 위한 청사진을 내놓고 있는데, 이는 국정 안정과 국민 통합·치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공식 인수위원회를 꾸리지 않았음에도 문 대통령이 자신감 있게 속도전을 펼치는 것은 취임 이전부터 여러 자문그룹과 대선 캠프에서 만든 각종 정책을 모아 치밀하게 다듬은 '집권 100일 플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새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응원이 집중되는 집권 초반부, 집권 100일 안에 촛불 개혁을 요구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개혁 과제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청와대 김수현 사회수석은 문 대통령의 '집권 100일 플랜'과 관련해 "대선 기간부터 가장 유력한 후보였으므로 취임하면 어떤 정책부터 순차적으로 펼칠지 제안한 여러 보고서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그간 내놓은 정책과 가장 부합하는 문건은 국민의나라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의 공동 연구물인 '신정부의 국정 환경과 국정 운영 방향' 보고서다.

김 수석은 "(새 정부 조치 사항 중) 몇 개는 일부 보고서의 제안과 일치한다"면서도 "여러 보고서가 국정 운영에 참고된 것은 사실이지만 청와대가 나름의 판단 기준에 따라 진행한다. 그간 발표된 정책들도 상식적인 수준에서 해야 할 일부터 한 것이므로 반드시 어떤 특정 제안에 입각해서 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 통합정부추진위원회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각 후보가 내놓은 공통 공약들을 분석해 선정한 10대 정책 분야 제안서를 다음 달 문 대통령에게 전달한다. 이 보고서는 문 대통령과 다른 후보들의 공통 공약을 뽑아낸 뒤 역대 정부가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정책을 펼쳤는지 등을 진단해 '대통령과 행정부가 해야 할 일'과 '의회의 협력이 필요한 일'로 구분해 제시할 예정이다. 이 역시 문 대통령의 정책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여러 정책보고서의 제안을 참고하는 만큼 당에서 보낸 의견도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