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지지 클때 개혁·쇄신 가속
- 대선 재수하며 구상 가다듬어

문재인 대통령이 정권 출범 초기부터 전광석화처럼 국정 과제 수행에 나선 것은 '집권 100일'이 새 정부의 성패를 결정할 골든타임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또 탄핵정국 이후 우리 사회 곳곳의 부조리한 관행과 관련해 국민의 개혁과 쇄신에 대한 지지가 클 시점에 검찰과 재벌 개혁 등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 출발은 순조로운 새 정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하다 보니 조각을 위한 인사청문회 등의 절차에서 진통도 예상되는 만큼 초반부에는 어떻게든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정책과 인사를 추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 등 정상적인 정권 이양 과정을 거친 역대 정부도 정권 교체기에 불안한 국정 운영의 드러낸 바 있어 순조로운 새 정부 출범에 공을 들이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입법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분야에서 '업무 지시'라는 형태로 일자리 정책을 추진하거나 검찰과 재벌 개혁 과제를 수행할 인물 중심으로 인사를 단행하는 등 특정 개혁 과제를 시행하는 것 역시 집권 초기에 매듭을 지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스승의날에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기간제 교사 2명을 순직 처리하도록 지시하거나, 미세먼지의 근본적인 대책은 아닐지라도 정부가 현 상황에서 최우선으로 할 수 있는 대책으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가동 중단 의제를 초등학교 현장 방문 형식으로 발표하는 등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정책을 현장감 있게 적용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여겨진다.

■ 참여정부의 반면교사

참여정부 당시 국정을 경험한 문 대통령으로서는 '아마추어 국정' 논란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참여정부가 출범 초기 국정 과제를 정교하게 실행하지 못했던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 '집권 100일 플랜' 가동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또 2012년 대선 패배 이후 재도전하는 과정에서 집권 이후의 정책 구상을 확고하게 다듬을 시간을 가졌던 것도 문 대통령의 국정 과제 추진력에 힘을 보태줬다는 분석이다.

특히 우리나라 대통령은 취임 초기 언론 및 국민과의 '밀월(허니문)' 관계를 유지하다가 6개월 이후를 전후해 지지율이 정점을 찍고, 1년6개월을 전후해서는 지지율이 하락하는 패턴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나라위원회·민주연구원이 공동 연구한 '신정부의 국정 환경과 국정 운영 방향' 보고서는 "취임 직후 100일은 대통령 임기 5년의 성패를 좌우하는 '프라임 타임'"이라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또 "일자리 창출을 통한 민생 안정, 도시재생을 통한 공동체 회복, 광화문 대통령 시대의 열린 정부 등 특정 의제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국민의 지지를 확보하고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회 협력을 얻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