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방송된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는 손석희 앵커가 청와대의 특수활동비 지출에 대해 비판했다.

(사진=JTBC)

손 앵커는 "3년 전 대구 하늘에는 난데없는 돈다발이 뿌려졌다. 알고보니 팔백만원은 고물을 팔아서 한푼두푼 모은 돈을 손자에게 물려준 것이었다. 안타깝게도 손자는 정신 질환을 앓고 있었다. 사정을 들은 사람들은 하늘에서 떨어진 300만원을 돌려줬고 한 시민은 500만원을 마련해 선뜻 내놨다"며 대구 시민들의 아름다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이듬해 여름 광주에는 술취한 사람이 돈을 뿌린 채 쓰러져 있었지만 그는 단 한장의 지폐도 잃어버리지 않았다. 행여나 그가 돈을 잃어 버릴까 자리를 지켜주던 시민들. 하늘이 뿌려진 돈은 내 돈일수도 있되 내 돈이 아님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며 시민들의 의식과 양심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수활동비에 관해 이야기 했다. 그는 "35억원 특수 활동이라 이름 붙여진 그 돈이 하늘로 사라졌다.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 이후에 올해 들어서만 70일 하루 꼴로 따지만 5,000만원에 달한다는데 대통령도, 총리도, 참모들도 돈을 받아갔다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그 많은 돈은 대체 어디로 갔을까"라고 반문했다.

손 앵커는 "청와대 직원 수당으로 나눠졌다는 누군가의 주장을 인정한다손 치더라도 20억원을 훨씬 넘어서는 돈의 용처는 오리무중이다. 말 그대로 특수한 활동을 위한 것이어서 어디에 썼는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는. 그래서 누군가는 생활비로까지 썼다고 알려져서 그 특수한 돈. 그러나 그것은 분명히 우리가 거두어준 우리의 돈"며 특수활동비가 시민들의 피같은 세금이 공중분해 된 것에 대해 비판했다.

손 앵커는 "대구, 광주의 시민들 처럼 나의 돈과 타인의 돈을 구분할 줄 알았고 함부로 탐내지 않았던 사람들이 신성하게 노동해서 마련해준 돈이었다. 하늘에 뿌려졌으나 시민에 의해 다시 주인에 돌아가 돈. 반대로 시민의 피땀으로 만들어졌으나 하늘에 뿌려진 것 마냥 어디론가 증발되어 버린 돈. 끝까지 용처를 숨겨두기에는 시민들이 만들어낸 세상이 너무 밝다"며 브리핑을 마무리 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