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에서 다선 부산시의원의 구청장 출마 러시가 예상되는 가운데 백종헌(자유한국당 금정구1) 부산시의회 의장이 구청장 대신 총선 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백 의장이 내년 금정구청장에 출마하면서 원정희(바른정당) 현 청장과의 맞대결이 성사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백 의장은 김세연(바른정당) 국회의원과의 일전을 예고했다.

백종헌 부산시의회 의장. 국제신문DB

　백 의장은 4일 "금정구 당협위원장으로서 위상에 걸맞은 정치 행보를 할 것"이라며 "내년 지방선거 출마는 현재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지역의 인사 중에서 구청장 후보를 내 원정희 청장과 경쟁을 붙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 의장의 이 같은 행보는 올해 초 '바른정당 탈당' 사태 때 예견된 상황이다. 당시 새누리당(자유한국당) 부산 의원 5명이 바른정당으로 탈당하면서 이들 의원 지역구의 시의원 12명 중 9명이 동반 탈당했다. 이때 국회의원을 따라 당적을 옮기지 않은 시의원이 백 의장과 이상호(영도구2), 신정철(해운대구1) 의원 등 3명이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김세연 의원과 오랫동안 정치적 동거를 해오던 백 의장이 지역의 여론을 등에 업고 '홀로서기'를 시도한다는 관측이 무성했다. 백 의장은 꾸준하게 금정구청장 출마설이 나돌았던 터라 총선 출마보다는 지방선거 출마에 무게가 실렸다. 또 바른정당이 지역에서 지지율이 낮지만 김세연 의원의 영향력이 워낙 커 총선 출마는 쉽사리 생각할 수 없다는 분석이 많았다.

　백 의장의 총선 출마 결심은 당협위원장 선임이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대선을 앞두고 김세연 의원의 바른정당행으로 금정구 당협위원장 공석 사태가 길어지자 한국당은 백 의장을 금정구 당협위원장으로 앉혔다. 이를 계기로 백 의장은 구청장보다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후문이다.

　백 의장은 "구청장 후보를 물색해서 내겠지만, 정말 경쟁력 있는 후보가 없을 경우에는 당 차원에서 구청장 출마 요청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당이 나를 정말 필요로 한다면 고민해 볼 것"이라며 지방선거 출마의 여지도 열어뒀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