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직 내 신망 높고 강단 있어
- '안정 속 개혁추진' 적임 판단
-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 수사
- '살아있는 권력' 맞서본 경험
- 이완구·홍준표 등 기소한
- 성완종 리스트 수사 결과로
- 친박 무죄·비박 유죄 비판도

'검찰 개혁'을 주요 국정 과제로 삼은 문재인 정부의 첫 검찰총장 후보자로 문무일(56·사법연수원 18기·광주) 부산고검장이 4일 지명됐다. 문 후보자는 현 정부 초반 2년간 검찰 개혁을 주도하면서 법질서 확립과 부정부패 척결 등 검찰 본연의 임무도 해결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검찰 조직 내에서 신망이 두터운 문 후보자를 검찰총장으로 지명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 드라이브 속에 검찰 내부의 동요를 조속히 안정시키는 데 적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정부의 첫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문무일 부산고검장이 4일 청문회 준비 사무실 상황 점검 등을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 검찰 개혁 속도 조율의 역할

비검찰 출신인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박상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검찰 개혁을 진두지휘하는 가운데 검찰 조직의 수장인 검찰총장만큼은 내부 승진, 즉 문 후보자를 임명함으로써 검찰 조직을 다독이겠다는 것이다. 검찰총장까지 비검사 출신이거나 현직 검사가 아닌 외부 인물을 영입할 경우 검찰의 사기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컸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검찰 개혁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여러 가지 검찰 개혁 과제를 제시했는데, 검찰 조직의 심리적 이탈을 막고 검찰 개혁의 속도를 조율하는 역할도 문 후보자가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별수사 분야에서 굵직굵직한 사건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특수통'으로 불리는 문 내정자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 비리 특검팀에 파견됐으며,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시절에는 김경준 씨의 주가 조작 및 사문서위조, '기획입국설' 의혹, 효성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 등을 지휘했다. 2015년에는 대검찰청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 팀장을 맡아 이완구 전 총리와 홍준표 당시 경남지사 등을 기소했다.

■ 검찰 본연의 임무도 해결해야

참여정부 당시 '살아 있는 권력'에 맞서는 수사를 해봤다는 점은 높이 평가받고 있지만 성완종 리스트 수사 결과에서 '친박 무죄, 비박 유죄'라는 지적을 받은 점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새 정부 출범 이후 검찰 개혁을 위한 카드를 하나씩 꺼내 들었는데, 문 후보자를 검찰총장으로 지명하면서 '조국 민정수석, 박상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라는 검찰 개혁의 삼두마차 진용이 완성됐다는 평가다.

문 후보자는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검찰 인사 중립성·독립성 강화 ▷검찰의 외부 견제 기능 강화 ▷권력기관의 수사 방해 행위 제어 등 문 대통령의 검찰 개혁 공약 이행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새 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에도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정 농단' 사태에 대한 추가 수사, 국민의당 제보조작 사건 수사도 문 후보자가 당면한 과제다. 국가정보원의 정치 개입 등 문 대통령이 대선 과정과 공약집 등에서 청산 대상으로 지목해온 '적폐' 역시 시차를 두고 검찰의 수사 과제로 주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프로필

▷1961년, 광주(사시 28회·사법연수원 18기)

▷학력 : 광주제일고, 고려대 법대

▷경력 : 대구지검·전주지검 남원지청·서울지검 검사, 대전지검 논산지청장, 대검 특별수사지원과장·중앙수사1과장,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장검사, 부산지검 1차장검사,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 서울서부지검장, 대전지검장, 부산고검장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