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조직법 공청회 무산될 듯

국회가 '올 스톱'될 위기에 처했다. 청와대의 부적격 장관 후보자 임명 강행과 추가 임명 가능성에 야당이 부글부글 끓는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이 기름을 부었다. 7월 임시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은 물론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도 불투명해졌다.

	7일 오후 먹구름이 짙게 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전경.  이용우 기자

정세균 국회의장은 7일 추경안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회부했다. 하지만 야 3당이 반대하고 있어 오는 10일 예정된 예결위가 정상 가동될 가능성은 극히 낮은 상황이다.

정 의장은 이날 여야 4당 원내대표와 오찬 회동을 하고 추경안 상정 의사를 밝히고 야 3당 원내대표에게 양해를 구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송영무 국방부·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하면 추경안 처리는 불가능하다. 7월 국회는 물 건너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두 장관 후보자를 임명 강행하면 국회 파행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이라고 가세했다. 여기에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의당은 이날 의총에서 추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을 문제삼아 국회 일정 보이콧을 선언했다.

예결위가 추경안을 예산안조정소위로 넘기려면 과반 찬성이 필요하다. 예결위원 50명 가운데 민주당 소속은 20명으로 과반에 못미쳐 야 3당이 반대하는 한 소위 심사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정부조직법 처리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가 오는 11일 정부조직법 공청회를 열어 관련 의견을 수렴한 뒤 12일부터 이틀간 법률안 심사소위를 거쳐 17일 전체회의에서 정부조직법을 의결하기로 한 일정도 틀어졌다. 한국당 소속인 유재중 안행위원장은 "야당이 전체적으로 상임위를 보이콧하기로 했기 때문에 오는 11일 회의도 열기 어렵다"고 말했다.

야당은 정부조직법 내용에 대해서도 문제삼기 시작했다. 정부개편안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바꾼 것이다. 보수야당은 환경부로 물관리를 일원화하는 것을 반대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만든 국민안전처를 해체해 행정안전부 등으로 개편하는 것도 쟁점화할 태세다.

여당이 야당을 설득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점도 7월 국회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장관 임명은 대통령 권한이고, 추 대표 사퇴를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야당이)추경과 정부조직법은 해줘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손균근 기자 kksho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