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 속 외유성 유럽연수를 강행해 물의를 빚은 충북도의원들을 도의회가 감싸고 나서면서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사진=김학철 페이스북

특히 논란이 촉발된 이후에도 프랑스 현지에 머물던 연수단이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는데도 도의회는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 준비 중”이라며 비난 여론을 잠재우는 데만 급급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도의회의 미온적이고 ‘식구 감싸기’에 가까운 태도는 김양희 의장 등 지도부가 이번 해외연수를 용인한 만큼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비롯된다는 해석도 나온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24일 최고위원회를 열어 김학철(충주1)·박봉순(청주8)·박한범(음성1) 의원 등 3명의 제명을 확정했다.

제명은 당의 최고수위 징계다.

하지만 도의회에서는 논란이 불거진 직후부터 부적절한 처신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인다.

김양희 도의장은 연수단이 출국한 이후 논란이 일자 “유럽 현지에 도착한 의원들에게 지역 분위기를 전했고, 의원들도 이번 연수가 부적절했다는 점에 동의해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연수단은 귀국 종용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파리에서 카르카손과 마르세유로 이동, 일부 일정을 소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런 사실은 김학철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 위치 정보가 ‘프랑스 마르세유’로 뜨면서 탄로났다.

도의회 관계자는 “파리에 머물려면 예정에 없던 숙소를 구해야 해 추가 비용이 들고, 일정 취소에 따른 위약금도 물어야 해 어쩔 수 없이 일부 일정을 소화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 의장을 비롯해 김인수, 엄재창 부의장 등 의장단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는 “(이번 연수가) 외유성이라고 무조건 비난받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며 두둔했다.

문제 의원들을 윤리위에 회부하는 데도 유보적 입장을 내비쳤다.

김 의장은 논란의 중심에 선 김 의원의 제명 조처에 대해 “정치인으로서 사형 선고나 마찬가지”라며 “윤리위 회부 등은 시간을 두고 모든 의원이 논의해 결정할 문제”라고 즉답을 피했다.

도의회가 징계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언급을 내놓지 않았지만, 회부되더라도 실제로 징계가 내려질지는 미지수다.

김학철 의원의 경우 지난 2월 태극기 집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국회의원들을 ‘미친개’라고 한 발언이 문제가 돼 윤리위에 넘겨졌으나 징계는 받지 않았다.

박한범 의원 역시 2년 전 술자리에서 공무원에게 술병을 던졌다가 윤리위에 회부했지만, 역시 ‘없던 일’로 마무리됐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