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제64주년 해양경찰의 날 행사에 참석해 “조직의 명운을 걸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인천 해양경찰서 전용부두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3년 전 해경은 세월호 참사 때 보여준 실망스러운 모습 때문에 조직 해체라는 아픔을 겪었다. 부활한 대한민국 해경에 국민의 명령을 전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인천해양경찰서 전용부두에서 열린 ‘제64주년 해양경찰의 날 기념식’이 끝난 뒤 해양경찰관들의 기념촬영 요청에 응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국민이 다시 한번 기회를 줬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만 생각하는 ‘국민의 해경’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사안일주의, 해상근무를 피하는 보신주의, 인원수를 늘리고 예산만 키우는 관료주의 등 모든 잘못된 문화를 철저하게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세월호 구조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검토해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확실한 대책을 마련할 것도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는 세월호 유족들도 참석했는데, 문 대통령은 “오시는 길이 아주 힘겹고 괴로웠을 것”이라며 “‘국민의 해경’으로 거듭나는 해경의 앞날을 지켜봐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경찰청에서 해경으로 이관된 수사·정보 기능 정상화도 촉구하면서 어민들이 경찰청과 해경으로부터 이중조사를 받는 불편을 겪지 않도록 경찰청과 해경 사이에 공조 체계를 잘 갖춰줄 것도 당부했다.

이날 연설문에서 순직한 고 오진석 경감, 박경조 경위, 이청호 경사 등 순직자들의 명복을 빌기도 한 문 대통령은 기념사 낭독에 앞서 이들 순직 해경 흉상 앞에서 헌화와 묵념을 했다.

또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시행된 ‘전국 영어 듣기 평가’에 방해가 될 것을 우려해 청와대에서 인천까지 갈 때는 헬기로 이동했으나, 청와대로 돌아올 때는 헬기를 타지 않고 차량을 이용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복귀 시간이 전국 영어 듣기 평가 시간과 겹쳐 아이들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차량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을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은 제2회 2017학년도 전국 중고생 영어 듣기 능력평가를 시행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