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 시장도 “특검 수용” 정면돌파

- 특검땐 한국당 불리 전망 속
- 야권 결집 전화위복 가능성도

‘엘시티(LCT) 특검론’이 갈수록 힘을 받으면서 엘시티 사건이 2라운드에 돌입하는 분위기다. 정치권에서 특검 시행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고, 서병수 부산시장 역시 정면돌파 의지를 밝혀 특검은 예정된 수순으로 갈 수 있다. ‘엘시티 특검’은 내년 6월 지방선거 ‘부산 전쟁’의 최대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공사가 진행 중인 해운대 엘시티 현장 . 국제신문DB

여야는 지난 24일 부산시와 부산지검 국정감사에서 일제히 엘시티 관련 부실 수사를 지적했다. 부동산 투자이민제 허가 및 포스코건설의 시공사 참여 과정, 부산은행의 특혜 대출 과정 등에 대한 의혹이 제대로 수사되지 않았다는 게 여야의 공통된 시각이다.

정치권에서는 ‘엘시티 특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기류가 대세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여야 4당은 5·9대선 국면이었던 올해 초 ‘엘시티 특검’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바 있다.

특검이 시행되면 차기 부산시장 선거는 ‘엘시티 태풍’이 강타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보수 야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엘시티 사건은 부산 ‘기득권 세력의 비리 결정판’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보수 야권이 지난 30년간 부산의 주류 세력을 형성해왔던 만큼 직간접적인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검이 시행되면 실체적 진실과 관계없이 서 시장이 주요 타깃이 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서 시장은 엘시티 사업장이 있는 해운대에서 4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자신의 측근들이 엘시티 사건에 연루돼 구속기소 된 상황이다. 서 시장은 전날 부산시 국감에서 여당의 엘시티 관련 공격에 대해 “특검이든, 청문회든 언제든 나갈 준비가 되어 있다”며 엘시티 비리와 무관함을 강조했다.

‘엘시티 특검’이 오히려 보수 야당에 전화위복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쇄신에 대한 명분을 확보하면서 변화의 바람을 주도할 동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홍준표 대표가 대대적인 물갈이를 공언하고 있는 한국당이 지난 8월 선제적으로 ‘엘시티 특검’ 실시를 촉구한 것도 이 같은 계산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2년 이상 지속되는 수사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이 확산되고, 사실관계와 별개로 정치적 공방만 반복되면 오히려 여권에 역풍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부산시당이 엘시티와 관련해 서 시장에 대한 공격의 수위를 조절하는 것도 이와 같은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은 ‘엘시티 특검’에 반대하지 않되 먼저 검찰의 재수사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장호중 부산지검장은 전날 국감에서 ‘해운대의 복합쇼핑몰 스펀지 매각과 엘시티 특혜의 연관성’에 대한 민주당 박범계 의원의 의혹 제기에 대해 “시민단체가 관련 사안을 고발해 수사 중이다.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