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구 베를린 시청 베어 홀에서 열린 쾨르버 재단 초청연설에서 한반도 평화구축과 남북관계, 통일 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북한이 우리 정부에 남북 대화 조건으로 80조 원을 요구했다는 이야기가 나돌자 통일부가 “비현실적인 이야기”라고 입장을 밝혔다.

12일 온라인과 방송 등 매체에 따르면 최근 문재인 정부가 비밀리에 북한과 접촉한 가운데 북한이 남북대화 조건으로 ‘80조원’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런 접촉이 이뤄진 시기는 지난 10월 말께로 당시 정부 측 관계자가 북한 사정에 밝은 A 씨에게 대북 접촉을 요청했다.

A 씨는 잦은 방북으로 북한 고위층과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다. 그는 중국 선양으로 가서 고위급 인사를 만나 핵·미사일 개발 중단을 요구하면서 남북대화 재개 의사를 타진했다고 한다.

이에 북한 측이 “대화는 할 수 있다”면서 80조 원 규모의 현금·물자 제공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매체는 정부가 만약 북한과 이런 접촉을 했다면 3차 정상회담이 목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대중 정부 당시 4억~5억달러가 비밀리에 북한에 송금된 점을 들어 북한이 과거처럼 경수로 건설, 금강산·개성공단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고 전했다.

또 이 매체는 북한이 이같은 천문학적 액수를 요구한 건 사실상 대화의지가 없음을 나타내는 것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통일부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해당 보도 내용이 좀 황당하고 비현실적”이라며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북한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비리 혐의로 노동당에서 출당 조치되고 김원홍 총정치국 제1부국장은 수용소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그는 “지난달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에 관련 동향을 보고한 뒤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나,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실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