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과 극 반응 입법 가시밭길

청와대가 지난 14일 발표한 권력기관 개혁안에 대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강력하게 반대하면서 권력기관 개혁 입법과정에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개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니까 청와대 민정수석도 대통령을 본받고 있다. 문 대통령의 심복이 권력기관 구조 개편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데 대해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사개특위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청와대가 국회 사개특위 출범과 동시에 민주당에는 하명을, 야당에 겁박하는 방식으로 권력기관을 장악하겠다는 개악안을 던졌다”면서 “이는 사개특위를 무력화시키겠다는 오만하고 독재적 행동으로, 내일로 예정된 위원장과 3당 간사회의에 불참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는 이날 “국정원이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했던 과거와 관련해 문제의 본질을 건드리지 못하고 엉뚱하게 대공수사권을 폐지하겠다는 이 정부의 의도가 무엇인지 크게 우려된다.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폐지하고 경찰에 이관하는 데 대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립 방안과 관련해 “고위 공직자의 비리를 성역 없이 수사하는 것은 당연히 찬성하고 적극적으로 입법을 뒷받침할 것”이라면서도 “검찰 수사권을 경찰에 넘기기만 한다고 국민이 원하는 개혁이 되느냐”고 되물었다. 유 대표는 “권력기관 개혁의 핵심은 청와대가 인사권으로 권력을 장악해 권력의 하수인으로 삼았다는 것인데, 인사권 개혁 방안은 전혀 언급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청와대의 권력기관 개혁안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권력기관 힘 빼기라고 지적하는 것은 마치 촛불혁명이 제시한 시대적 과제를 잊거나 엉뚱한 데 힘을 써온 권력기관의 잘못을 덮으려는 의도다. 국민의 요구에 부응해 국회 사개특위 논의에 성실히 임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수십 년간 미뤄왔던 사법 개혁의 물꼬를 트고 과거 적폐를 답습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다짐을 환영한다. 한국당은 국회 무력화를 운운하며 결사반대를 위한 총공세를 펴고 있다. 도둑이 제 발 저린 꼴이고, 자해공갈단도 이 정도로 뻔뻔하진 않다”고 비판했다. 김태경 기자